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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스마트폰 모바일 결제, 너무 편리해서 탈날 때도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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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원 염성 특파원

승인 : 2018. 11. 29. 14:51

누구나 한 번 쯤은 ‘카톡’ 메시지를 다른 사람에게 잘못 보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메시지 내용에 따라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기도 하지만 거금의 돈을 잘못 보냈을 때 만큼 충격이 크지는 않다. 최근 중국에서는 스마트폰 메신저에서 실수로 현금을 잘못 보내고 돌려 받지 못하는 일이 종종 발생하고 있는데, 모바일 이체·결제 방식이 너무 편리해도 탈이 나는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위챗알리페이
알리페이(즈푸바오)와 위챗(웨이신) 로고. / 출처 = 바이두
충칭(重慶)의 지역 언론들은 최근 중년 여성 양(楊) 씨가 위챗(웨이신:微信)에서 친구(대화 상대)를 잘못 선택해 돈을 보낸 후 돌려받지 못해 애태운 사연을 전했다. 양 씨는 1만 위안(약 162만원)을 이 대화 상대에게 이체했는데, 받은 이는 돈을 받자마자 양 씨를 차단하고 행적을 감췄다. 겨우 1만 위안을 갖고 행적까지 감춘 사람이 이해되지 않는 부분도 있지만 스마트폰 터치 한 번에 1만 위안을 잃은 양 씨의 심정도 짐작은 간다.

비슷한 사례로 수만 위안을 잘못 보냈다 법원의 도움으로 돈을 되찾은 일이 얼마 전 인민일보(人民日報)에 보도되기도 했다. 이용자의 부주의가 가장 큰 원인이지만 중국의 스마트폰 모바일 이체·결제의 보편성과 편리함이 가져 온 ‘역설’을 보여주는 일이기도 하다. 위챗 대화 창 안에서는 하루 5만 위안(808만원)까지 친구에게 현금을 이체할 수 있다. 이체 과정도 액수를 입력한 후 비밀번호 6자리를 넣거나 지문인식 한 번만 하면 끝나 매우 신속하고 편리하다. 자연스레 일상 거래에서 은행 계좌번호를 묻는 일이 줄어들고 있다.

이체뿐 아니라 결제의 편리함이 가정에 화를 불러오기도 한다. 지난달 시안(西安)의 한 중학생 아이는 스마트폰 게임 캐릭터를 사기 위해 7만7000위안(1245만원)을 몰래 결제해 부모의 속을 까맣게 태웠다. 난징(南京)의 한 여자 아이는 아빠 스마트폰을 몰래 꺼내 인터넷방송 스타에게 1만 위안 어치 ‘별 풍선’을 주기도 했다. 습득이 빠른 아이들은 부모가 사용하는 6자리 비밀번호 정도는 곁 눈질로도 쉽게 알아낼 수 있으며, 지문인식 방식도 인터넷을 조금만 검색해 보면 푸는 방법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웃지 못할 일들이 일어나기도 하지만 사실 모바일 결제가 일상에 가져다 주는 편리함은 부작용보다 훨씬 크다. 모바일 결제의 최대 장점은 역시 신속함과 간편함이며, 이를 무기로 중국 시장을 사로잡았다. 입소스(Ipsos)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국 스마트폰 데이터 사용자는 11억6000만명. 3개월 내에 모바일 결제를 이용한 적이 있는 사용자 비율도 92.4%에 이른다.
모바일 결제 플랫폼의 양대 산맥인 텐페이(위챗페이 포함)와 알리페이의 가입자 수를 보면 텐페이가 8억2000만명으로 지난해 11월 조사 때보다 4000만명 늘었고, 알리페이는 6억5000만명으로 3000만명이 증가했다. 전체 모바일 결제 가입자 수는 1인 다(多) 계정 보유를 감안해도 8억9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지난 조사 때보다 7.2% 증가한 수치다.
이장원 염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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