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공사 현장에서 다쳐 응급수술을 받고 대형 병원으로 가던 중 쓰러져 뇌출혈 진단을 받은 목수에 대해 뇌출혈 역시 업무상 재해로 인정해 요양급여를 줘야 한다고 판결했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단독 하석찬 판사는 김모씨가 “요양급여를 승인해달라”며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뇌출혈 등은 2차 사고의 직접적인 결과로 발생한 것으로 2차 사고는 1차 사고가 원인이 돼 발생했다”며 “1차 사고가 아닌 다른 원인이 2차 사고 발생에 영향을 줬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이유를 밝혔다.
김씨는 지난해 8월 19일 수원시의 한 신축공사 현장에서 약 4m 높이인 주차장 천정의 구조물 받침대를 철거하던 중 떨어진 받침대에 맞아 머리 부위가 10㎝가량 찢어지는 사고를 당했다.
병원 응급실에서 봉합 수술을 받은 그는 공사 현장으로 돌아갔고, 어지러움을 느껴 정밀 검진을 받기 위해 다시 다른 대형 병원으로 이동했다.
이동 중 김씨는 지하철 8호선 천호역 안에서 쓰러져 바닥에 머리를 부딪쳤고, 뇌출혈과 두개골 골절 등의 진단을 받았다.
김씨는 작년 10월 근로복지공단에 요양급여를 신청했지만, 정밀 검진을 받으러 가다 쓰러진 2차 사고에 대해서는 요양급여 지급을 거절당했다. 김씨가 이동 중 쓰러진 것이 공사장의 사고의 영향이 아닌 음주 등 퇴근 후 활동에 의한 것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이에 김씨는 “1차 사고에 따른 후유증으로 어지러움을 느껴 쓰러졌고, 그 결과 2차 사고를 당한 것으로 당시 주취 상태가 아니었으므로 1차 사고와 상당한 인과관계가 인정된다”며 올해 1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김씨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동료 근로자 진술, 김씨의 대형 병원으로의 이동 경로와 소요 시간 등에 비춰 볼 때 1차 사고 후 몸이 좋지 않던 김씨가 술을 마셨을 가능성이 낮다고 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