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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입법고시, 폐지보다 존속시키는 게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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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18. 11. 21. 18:28

국회의장 직속 국회혁신자문위원회가 최근 국회 입법고시 폐지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의결사항을 문희상 국회의장에게 보고했다고 한다. 자문위는 20일 이같이 밝히고 입법고시를 대체하는 개방형 채용제도나 직위공모제 등을 제안했다.

입법고시는 행정부 5급 공무원시험(행시)과 함께 합격 후 사무관으로 임용돼 국회 공무원으로 일하게 된다. 행정부처가 대부분 세종시로 이전함에 따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근무한다는 장점 외에 변호사시험 합격자 1000명 시대를 맞아 응시자들의 선호도가 매년 높아지고 있다. 시험과목이 비슷하고 직종이 안정적이라는 점도 매력으로 꼽히고 있다. 이 때문에 올해 15명 선발에 4125명이 지원해 275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행시보다 8배 이상 높다.

자문위가 내세우는 입법고시 폐지 검토 이유는 현재의 입법고시가 폐쇄적이기 때문에 이를 개방형으로 바꾸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는 명분일 뿐 소수의 입법고시 합격자가 국회요직을 독차지하는 현상을 바꾸기 위한 것이라는 게 대부분 관계자들의 해석이다.

만일 이것이 입법고시 폐지검토의 이유라면 이는 올바른 방법이 아니다. 과거 개방형 채용에서 인맥과 학맥·지연에 의한 자리 나눠 갖기를 수없이 경험해왔기 때문이다. 비정규직의 정규직전환 과정에서 서울교통공사·인천공항공사 등 공공기관 임직원과 노조원의 친인척이 대거 특채된 것을 적나라하게 본 것이 불과 며칠 전이다.

그런데 국회라는 안정적 자리를 개방형 채용방식으로 바꾼다면 얼마나 많은 정치인의 전직비서관 등 정치판 사람들이 이들 자리를 놓고 다투겠는가. 이들에게 전문성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입법고시 합격자들은 소정의 교육과 훈련을 마친 다음 각 상임위 입법조사관 등으로 일한다. 이에 따른 전문성도 갖추게 된다. 따라서 입법고시는 존속시키는 게 합당하다. 흙수저 응시자들에게 균등한 기회를 주고 채용의 공정성을 확보한다는 차원에서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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