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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은 11일 오후 2시께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대한민국 의료 바로세우기 제3차 전국의사 총궐기대회’를 개최했다.
주최 측 추산 1만2000여명이 참석한 이날 집회는 지난해 12월, 지난 5월에 이어 열린 제3차 전국의사 총궐기대회다.
참가자들은 ‘진료의사 부당구속 국민건강 무너진다’ ‘의료분쟁특례법 제정하라’ 등의 손팻말을 들고 “적당진료 강요하는 의료구조 개혁하라” “의료제도 바로세워 국민건강 지켜내자” “방어적인 진료조장 사법부가 책임져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최근 법원이 오진을 한 의사 3명에게 환자 사망 책임을 물어 실형을 선고한 것에 대해 강력히 규탄했다.
이철호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 회장은 무대에 올라 “의사는 신이 아니다”라며 성토했다. 이어 “의사는 최대한 신처럼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인간”이라면서 성남 의사 3인 구속 사건 1심 판결을 두고 “예상 못한 결과로 의사를 구속하다면 진료를 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덕철 대한가정의학회 이사장도 “이는 의료의 특수성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판결”이라면서 해당 의사에 대한 법정 구속은 과도한 처사임을 지적했다.
이어 이 이사장은 해당 사건의 발단이 된 응급실을 “예기치 않은 상황과 흔치 않은 질병 진단이 발생하는 전쟁터 같은 곳”이라고 표현했다.
이경원 대한응급의학회 섭외이사도 해당 사건을 언급하며 “환자는 새벽 늦은 시각 응급실에 와서 1시간 남짓 진료를 받고 증상이 완화돼 돌아갔지만 사법부는 12일 지나서 발생한 결과가 부정적이었다고 퇴원을 지시한 의사에게 오진의 멍에를 씌우고 형사적 책임을 물었다”라고 말했다.
이 섭외이사는 이어 “의사들은 며칠 전 한 번이라도 진료한 환자에게 부정적인 결과가 발생하면, 민·형사상 판결과 정부 행정처분, 악성 댓글로 처벌받는다”고 핏대 세웠다.
이날 이동욱 경기도의사회 회장은 “우리는 나도 잡혀가서 구속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으로 이 자리에 섰다”라며 운을 뗐다.
이 회장은 “의사들이 환자 걱정보다 구속당할까 걱정하는 게 제대로 된 것인가”라면서 “의료사고에 대한 대책은 가혹한 처벌이 아닌 적정수가와 올바른 근무환경을 만드는 것”이라며 의료사고 특례법 제정을 촉구했다.
김동석 대한개원의협의회 회장도 의료 환경에 대한 발언을 이어갔다. 김 회장은 “이 같은 처사는 의사와 환자 사이에 갈등만 유발할 것”이라면서 “의사들은 무조건적인 방어진료와 소신 없는 과도한 검사에만 매달릴 것”이라며 제도적 장치 마련을 요구했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결의문을 통해 “사회는 안전하지 못한 제도의 결함을 의사 형사처벌로 대신하려는 폭거를 의사들에게 저지르고 있다”라며 의협 집행부와 함께 특별법 제정에 앞장설 뜻을 내비쳤다.
이날 참가자들 대부분은 발언자들과 각 단체 대표자들이 공식 발언 후 청와대 인근에 다녀올 때까지 자리를 지켰다. 참가자들은 빗방울이 잦아지며 우산을 들기도 했지만 끝까지 손팻말을 놓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