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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요하지 말라” 아시아 선거 결과로, 중국 인프라 외교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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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진 기자

승인 : 2018. 10. 01. 16:31

CHINA-HEILONGJIANG-XI JINPING-I
사진=/신화, 연합뉴스
최근 아시아권에서 친(親) 중국 성향의 정권이 선거에서 패하고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면서 중국 인프라 외교가 타격을 입고 있다. 중국이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를 위해 공을 들인 아시아 국가들의 수장이 교체되면서 프로젝트의 진행이 불투명해지고 있는 것. 이미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대해 ‘빚의 덫’이라는 국제적 비판이 나오고 있어 중국에겐 ‘이중 악재’인 셈이다.

지난달 몰디브 대선에서 승리한 이브라힘 모하메드 솔리 후보는 “실행 불가능한 프로젝트를 개발도상국에서 실현할 수는 없다”고 인도 현지 매체 더 힌두에 밝혔다.전 정권에 의해 추진되던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솔리 후보는 “우리는 다리를 사랑한다. 하지만 강요하지 말라”고 말했다. 솔리 후보가 말한 프로젝트는 지난 8월 30일 열린 ‘중국·몰디브 우정의 다리’ 개통식을 지적한 것이다. 이미 개통된 다리는 어쩔 수 없지만 앞으로 중국과의 일대일로 협력을 강요하지 말라는 의미로 읽힌다.

이 우정의 다리에는 2억1000만 달러가 투자됐으며, 대부분은 중국이 댔다. ‘빚’이다. 물론 다리 건설은 친 중국 성향인 압둘라 야민 몰디브 대통령이 추진한 것으로 지난달 치러진 대선 직전 완성해 개통식을 가졌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시민들 사이에서는 “실제 (다리 건설) 가격은 3분의 1이다. 돈이 누군가의 호주머니로 들어갔다”는 의심의 목소리도 커 현지에서 중국에 대한 이미지도 좋지 않다.

이에 따라 중국이 공을 들인 몰디브와의 일대일로 협력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큰 상태다. 몰디브는 작은 섬 나라지만 인도양의 전략 요충지로 꼽혀 중국·인도·서방국가들의 패권 경쟁이 격한 곳. 파키스탄·미얀마 등 다른 아시아 국가들도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대해 재검토에 나선 가운데 중국으로선 몰디브까지 놓치게 되면 뼈 아픈 상황이 될 수 밖에 없다.
중국은 이미 지난 5월 말레이시아에서 비슷한 사태에 직면했다. 말레이시아에서 61년 만의 정권교체가 이뤄진 것. 평소 친 중국 성향의 정권에서 중국을 비판해 온 마하티르 모하마드 말레이시아 총리가 등장했다. 마하티르 총리는 일대일로에는 참여한다고 하면서도 전 정권이 중국과 협력해 추진하던 동부해안철도(ECRL)와 사바주 천연가스관 건설 사업을 당분간 중단했다. 그는 “이 프로젝트들은 더는 계속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몰디브와 말레이시아의 새로운 수장들이 중국에 대해 이렇게 견제하고 나선 배경에는 2015년 스리랑카 대선이 있다. 스리랑카 대선 결과로 친 중국 성향의 마힌다 라자팍사 전 대통령이 물러나고 ‘반중’ 성향의 마이트리팔라 시리세나 대통령이 승리했다. 시리세나 대통령은 집권 후 전 정권이 진 중국 빚을 갚아야 했다. 전 정권은 중국의 일대일로에 협력해 중국에서 차관을 얻어 남부 함반토타항 개발에 나섰다.

하지만 이용자가 적어 적자가 심각해졌지만 빛을 갚을 돈이 없었다. 시리세나 대통령은 결국 중국의 요구대로 지난해 항구 운영권을 99년 간 중국에 넘겨주는 협정을 체결해야 했다. 이 같은 스리랑카의 굴욕 협정은 몰디브와 말레이시아에서 친 중국 성향의 전 정권을 비판하는데 주요 소재로 쓰였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달 26일 기자회견에서 중국과 몰디브 간 협력은 개인에 의해 바뀔 수 없는 것이라고 밝혔지만 ‘초조함’까지 털어내지는 못하는 분위기였다.



김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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