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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만 아닌, 반려견도 같이 사는 세상으로”···초복날 서울 도심서 개식용 반대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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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환 기자

승인 : 2018. 07. 17.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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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후 1시께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동물행동물결 주최로 열린 ‘2018 황금개의 해 복날추모행동’에서 참가자들이 폐사된 개의 사체를 들고 침묵 추모를 이어가고 있다. /김지환 기자
지난 15일에 이어 여러 동물보호단체가 초복을 맞아 서울 도심에서 ‘개식용’과 ‘개식용 산업’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다.

‘동물권행동 카라’가 가장 먼저 행동에 나섰다. 이들은 17일 오전 9시30분께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마루의 친구들을 살려주세요’라는 이름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마루는 문재인 대통령이 경남 양산에 거주할 때부터 함께 산 반려견이다.

김현지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 정책팀장은 “뜨거운 여름 문재인 대통령의 반려견 ‘마루’의 친구들이 똑같은 개들임에도 식용개로 도살당하고 있다”며 “이 불합리를 타파하고자 한다”고 기자회견 취지를 설명했다.
참가자 10여명은 ‘이제는 개식용 종식으로’ ‘마루의 친구들을 살려주세요’라는 문구의 피켓을 들고 “문재인 대통령님 마루의 친구들을 살려주세요” 등의 구호를 외쳤다.

전진경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KARA) 상임이사는 “음식물 쓰레기를 먹던 많은 개들이 초복에 ‘보신’이라는 이름 아래 도살될 것”이라며 “복날에 도살되는 이 관행, 비극을 종식해야 하고 지금 이 순간에도 죽어가는 백구들의 생존권을 보장하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후 개식용에 반대하는 시민 100명으로부터 받은 엽서를 청와대 민원실에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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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전 9시30분께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동물권단체 카라가 ‘마루의 친구들을 살려주세요’라는 이름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지환 기자
동물권단체 케어(CARE)도 이날 오전 11시께 서울시청 광장에서 ‘아임 낫 푸드(I’m Not Food)’라는 이름의 개고기 금지 캠페인을 개최했다.

지난해 문 대통령이 입양한 퍼스트독 ‘토리’는 행사가 한창이던 잔디밭을 뛰어다녔다. 문 대통령의 장녀 문다혜씨(35)가 데리고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케어는 이날 행사에서 시민들을 위해 광장 잔디밭에 2018개의 토리 인형을 전시했다. 토리 인형을 입양하는 시민들도 있었으며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김아랑 선수도 행사에 참석했다.

개식용 반대 목소리는 오후 광화문 광장까지 이어졌다.

17일 오후 1시께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동물권단체 동물해방물결, 동물을 위한 마지막 희망(Last Chance for Animals), 개식용종식시민연대 등이 모여 ‘2018 황금개의 해 복날추모행동’이란 이름의 집회를 개최했다.

집회에 참석한 100여명(주최측 추산)은 모두 ‘개도살 금지’라 쓰인 검은색 상·하의를 입고 ‘정부는 더 이상 숨지마라’ ‘정부는 개 도살을 금지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광장 바닥에 개 농장에서 목숨을 거둔 개들의 사진을 전시하기도 했다.

특히, 이들은 농장에서 폐사돼 버려진 개들의 사체 10구를 들고 나왔다. 사체 곳곳에는 짓이겨진 상처들도 보였다. 사체를 들고 있던 한 참가자는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서울광장에 모인 2018마리의 토리들'
17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열린 ‘아임 낫 푸드-먹지 말고 안아주세요’ 행사에서 한 시민이 전시된 문재인 대통령의 반려견 ‘토리’ 인형을 촬영하고 있다. /연합
주최 측은 “개 농장에서 죽어 땅에 묻어지기 직전에 가져왔다. 사체를 가져올 당시 몸에 구토와 변 등 오물이 많이 묻어 있었다”며 “(사체들이)집회 목적과 부합했고 농장의 실태를 고스란히 알리고자 가져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지연 동물해방물결 공동대표는 “정부는 개를 반려동물이자 가축으로 분류하면서 축산물위생관리법에서는 삭제해 개 식용을 둘러싼 동물 학대를 방기했다”고 지적했다.

크리스 드로즈 LCA 대표는 “미국에서 노예제에 기인했던 끔찍한 문화들이 사라졌다”며 “식용 개 학살처럼 과거의 문화들이 없어질 수 있도록 한국 정부가 현명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청와대 방면으로 행진하며 꽃상여를 동원했다. 주최 측은 “안타깝게 죽어가는 개들의 넋을 달래고 한국의 보신문화에서 벗어나 국민들에게 개는 ‘보신이 아닌 반려동물’이라는 인식을 심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김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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