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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중국인 없는 한국, 돌파구는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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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영 기자

승인 : 2017. 03. 19. 16:30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동아시아를 말하다

 

 아시아투데이 김유민 PD·김은영 기자 =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발사대 2기가 6일 국내에 반입되면서 한국이 사드 배치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중국의 경제 보복 논란이 최근 심화되고 있다.


이와 관련, 아시아투데이 상임고문인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경희대 교수는 6일 한·중 관계 전문가인 썬트랜스글로브의 김해선 대표와 만나 중국 정부의 보복성 경제 조치의 실태 및 대책을 논의했다. 김 대표는 한중친선협회 이사로 다년간 중국에 진출하려는 기업들의 컨설팅을 해왔다.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교수(이하 임) : 한국 정부의 사드 배치 발표 이후 중국 당국은 다양한 '한한령(限韓令)'을 내리고 있다. 오늘 이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해보려고 한다.


김해선 대표(이하 김) : 한국이 지난해 7월 사드 배치를 발표하면서 바로 우리나라 국민들의 상용 여권 비자 발급이 까다로워졌다. 중국 정부는 공식적으로는 그렇게 한 적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지만 실제로 그렇다. 또 중국 정부가 지정한 전기차배터리 공식업체에서 중국에 공장을 둔 삼성·LG가 제외됐다. 그리고 중국 여행국은 한국행 전세기도 갑자기 취소했다. 이달 들어서는 중국의 단체 관광객들이 한국 여행 패키지를 선택하는 것조차 제한하는 등의 조치들을 취하고 있다.

임 : 어떤 의미에서는 중국과의 갈등을 신속히 해결해야 할 필요도 있지만, 동시에 그만큼 한국이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도 알게 돼서 장기적으로 그 부분도 바뀔 필요가 있다고 느낀다.


김 : 중국 정부가 한국에 대해 불리한 정책을 세우고는 있지만, 만일 한국도 중국에 대해 경제적 제재를 가한다면 중국도 결코 유리하기만 한 입장은 아니다. 특히 반도체·LCD디스플레이 등은 중국이 한국에 수입을 많은 부분 의존하고 있는데 그런 제품들을 수입하지 못하게 되면 완제품을 생산해서 다시 외국으로 수출하는 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임 : 그런 경우 그 부품을 한국 말고 일본에 의뢰할 수도 있나?


김 : 다른 지역도 있을 수 있지만 기존의 공급 라인을 바꾼다는 게 쉽지만은 않다. 그리고 한국의 부품이 질적으로 우수하면서 가격 경쟁력도 있기 때문에 갑자기 생산 라인을 바꾼다는 게 중국 입장에서는 유리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교수님은 한국 정부가 이러한 시기에 어떤 입장을 취하면 좋겠다고 생각하나.


임 : 문제를 쉽게 마법처럼 해결할 순 없다고 본다. 다만 한국이 반성할 계기도 된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중국 시장에 의존하고 있고, 중국 기업과 확실히 계약 등을 맺지 않은 경우도 있다. 인맥뿐만 아니라 체계적으로 한·중 관계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 멀리 보는 장기적인 전략이 있어야 한다. 앞으로 5년, 10년, 20년을 어떻게 개발해갈 것인지 한국 쪽에서 확실한 비전이 있다면 이런 단기적인 타격으로 인한 후유증이 없을 것 같다.


김 : 그동안 한류스타를 비롯해 '태양의 후예' '별에서 온 그대' 등 드라마들이 중국에서 많은 인기를 얻으면서 한국은 문화 사업을 통해 많은 이익을 얻었다. 그런데 지난해 말 오페라가수 조수미의 중국 콘서트 일정이 취소되는 등 갑작스럽게 문화적 제재를 받음으로써 이젠 중국에 대해 그렇게 쉽게만 접근해선 안되겠다는 일종의 경계령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 최근 내가 만나는 지인들은 '이제는 중국에 대해 좀더 체계적으로 공부를 해야겠다' '정책을 세워도 장기적으로 세워야겠다'고 말한다. 중국은 단계별로 이런 조치를 취하고 있지 않나. 우리보다 한발 더 앞서서 계획을 세워서 '언제까지 무엇을 하겠다'는 계획 하에 주도적으로 움직였다고 볼 수 있다.


임 : 중국 측에서는 한한령을 '1년 몇개월하겠다'는 식으로 계획하고 있고 장기적으로 할 생각은 없을 수도 있는데, 한국 측에서는 장기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오늘 아니면 내일 뭐할지 고민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런 부분이 잘 안 맞는 듯하다.


김 : 우리가 너무 급하게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이런 일들을 겪다 보니 그런 측면이 있다. 또 한국 정부도 사드에 대해 계속해서 반복적으로 발표를 하고 있는데 이런 건 중국 정부에 자극이 될 수 있다.


임 : 또 한가지 이야기하고 싶은 건 관광이다. 중국인 관광객은 한국 경제에 여러모로 도움이 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중국인 관광 가이드쪽으로만 치중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요즘에는 제3 국가 사람들이 서울에 왔을 때 무시당하는 느낌도 든다고 한다. 거의 중국인 관광객만 생각하고 있어서다. 이번 일을 계기로 관광이 무엇인지, 또 앞으로 어떻게 좀더 개발하고 체계적으로 만들어갈지 고민하고, 중국인들도 당연히 중요하지만 무조건 중국인 위주가 아닌 다양한 관광을 만들면 좋겠다.


김 :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1600만 명 중 절반인 800만 명 정도가 중국인이었다. 명동에는 한집 건너 한집이 화장품 가게 아닌가. 잘 되면 유지될 수 있겠지만 이렇게 한한령으로 중국 관광객들이 더 이상 안 들어오게 되면 그동안 투자해놓은 가게들은 어떻게 될까. 지금 면세점만 하더라도 약 4조 원의 손실을 볼 수 있다고 한다. 한국에서 중국인 관광객들의 소비 규모가 10조 원에 이르기 때문이다. 관광·문화·경제 등 다양한 면에서 한쪽에 너무 치우치거나 의존하지 않도록 다변화해야 한다.


임 : 지금 중국인 관광객들의 코스를 보면 면세점·백화점에 들렀다가, 카지노에서 술 마시고 그 다음에는 인삼 등을 사서 돌아가는 식이다. 이런 것은 한국 경제에 도움이 되는 데 한계가 있다. 면세점에서 파는 물건들도 한국 제품이 아니라 많은 경우 미국·유럽 제품이다. 또 카지노 자체의 경제 효과도 한계가 크다. 원스탑으로 면세점뿐만 아니라 다양하게 관광을 준비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김 : 문화적 교류와 관련해서도 꼭 우리만 가서 돈을 벌게 아니라 팝스타들을 비롯해 클래식·전통음악 쪽으로도 다양한 분야의 문화인들을 초청해서 그들에게서 배우고, 또 그들도 이익을 낼 수 있게끔 문화 사업을 다양화한다면 중국 정부가 이를 막진 않을 것이라고 본다.


임 : 그렇다면 전반적으로 어떻게 해야 당면한 문제를 풀 수 있나.


김 : 한국은 사드 배치와 관련해 공식적인 채널을 통해 반복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는데, 비공식적인 외교도 꼭 필요하다고 본다. 예를 들어 중국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이 미국으로 가서 '100만 개 일자리 창출하겠다'고 말한 건 민간의, 비공식적 외교다. 우리도 한·중관계에 있어 정치적·공식적 채널을 이용할 뿐만 아니라 비공식적인 민간 외교가 필요하다. 또 중국 전문가들이 비공식적으로 중국의 고위 관계자들에게 사드 배치와 관련한 한국의 입장을 전달해 부드럽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교수님은 어떻게 생각하나.


임 : 한국은 특히 하나의 중국 정책과 관련해 미국과 별도로 발언할 수 있었지만 침묵을 지켰다. 만일 그때 한국이 트럼프와 다른 입장을 확실히 표했다면 사드 문제 자체는 주목받지 않았을 수도 있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기 때문에 많은 중국 정치인들이 미국과 한국의 입장이 같다고 보는 오해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한국은 부분적으로 미국과 일치하는 부분도 있겠지만 독자적인 입장을 가져야 한다. 이스라엘·프랑스·독일 등은 미국과 긴밀하면서도 때론 전혀 다른 자기 입장을 내기도 한다. 필리핀의 두테르테 대통령도 완전히 미국에 반대했다가도 여전히 미국과 교류·협력하고 있지 않나.


김 : 그렇다. 또 어떻게 보면 지금 우리의 약점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 문제 등으로 컨트롤타워가 부재한 것 아닌가. 그런 문제들 때문에 중국 정부가 더 강력하게 나오는 경향도 있다. 그럴수록 사드 문제에 대해서는 과도기가 지나고 난 뒤 국민적인 단합된 의견으로 부드럽게 넘어갈 수 있다고 본다. 감정을 다치지 않으면서도 다양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임 : 한국의 대학교나 싱크탱크, 정부기관 등은 지난 한두 달 사이 충분히 한·중·미 전문가들과 별도로 모여 토론하는 세미나 등도 할 수 있었다. 그런데 한국에서 이를 다양하게 논의하는 자리가 없었다고 생각한다. 중국이나 미국에서 사람들을 불러와 이 문제를 객관적으로 토론하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다. 또 언론들도 문제를 너무 단순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김 : 정치는 정치인들이 풀더라도 경제는 협력 관계를 지속하는 게 중요하다. 많은 정치인들이 경제적 타격을 고려해 경제인들에게 불이익이 가지 않도록 중국과 화합할 수 있는 부드러운 정책을 펼쳤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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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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