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환익 한국전력 사장이 ‘물은 웅덩이를 만나면 다 채우고 나아간다’는 뜻의 사자성어인 ‘영과후진(盈科後進)’을 2017 정유년 신년화두로 정했다. 영과후진은 ‘맹자(孟子)’의 ‘이루하(離婁下)’ 편에 나오는 말이다.
그가 영과후진을 신년화두로 정한 것은 정치·경제·사회적 불확실성이 심화되고 있음에도 한전이 중심을 잡고 에너지 산업을 넘어, 사회 전체에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사장으로 부임한 후 조 사장은 한전의 경영혁신 작업을 본격화하는 데 집중했다. 만성 적자였던 한전이 3년 연속 흑자를 달성한 것도 이 시기의 일이다. 이외에도 그는 전력 관련 갈등해소·기술혁신 및 신성장동력 구축·비리 근절·안전 시스템 구축 등을 위해 조직 곳곳에 메스를 가했다.
문제는 내년이다. 올 초 1년 연임에 성공한 조 사장의 임기는 내년 2월 말 만료된다. 더욱이 2017년은 파리기후변화협약 이후 신기후체제를 맞아 전 세계 에너지 업계가 패러다임의 전환을 시도하는 등 활로 찾기에 몰두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과 국제 유가의 심상치 않은 움직임은 내년 한전에 최대 고비가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는 그동안 한전이 쌓아왔던 탑이 더욱 공고히 될지, 흔들리게 될지 여부가 조만간 결정된다는 뜻이다.
결국 영과후진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고, 산업 융복합을 통해 먹거리를 창출해 생존해야만 한다”는 그의 절실한 외침이기도 하다.
한전의 생존 방법으로 흔들림 없는 행동력을 요구한 조 사장. 그의 바람을 한전이 지킬 수 있을지 전 세계 에너지 업체들이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