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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영저화(含英咀華): 중국 고문물 특별전’이라는 제목으로 열리는 이 전시회에는 모두 131점이 나왔다.
학고재 본관 입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갈비뼈가 고스란히 드러난 상반신을 드러낸 채 오묘한 웃음을 짓고 있는 손바닥 크기의 작은 백자상을 마주하게 된다.
송나라 후기 또는 원나라 시기인 12~14세기에 제작된 ‘남송·원대 청백유 수골나한상’이다. 고된 수행생활로 야윈 몸과 달리 형언할 수 없이 평온한 표정이 내면의 법열을 드러내는 작품이다.
학고재 관계자는 “이 조각의 디테일을 보면 당대 최고 장인이 심혈을 기울여 만들었다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다”며 “중국에서도 이런 작품은 몇 점 안 남아있다”고 소개했다.
중국에서도 학자들은 문방사우를 아껴 화려한 문방사우가 많이 남아있다. 이런 문방사우에선 과거 중국인들의 정신과 미적 감각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마치 돌 사이에 피가 맺힌 듯 보이는 독특한 석재인 창화계혈석으로 만든 인장과 호박 빛깔 돌인 수산전황석으로 만든 인장, ‘중국의 피카소’로 통하는 제백석(齊白石·1860~1957)이 전각한 인장이 전시된다.
단계석, 흡주석, 증니, 송화강석 등 귀한 돌로 만든 벼루와 청나라 건륭황제 때 제작된 예술작품에 가까운 벼루도 눈길을 끈다.
이번 전시에 나온 공예품 중 가장 오래된 것은 손가락 두 마디를 합친 크기의 옥패다. 사람 얼굴 모양을 한 이 옥패는 기원전 5000~4000년 발현
한 훙산문화 유물로 추정된다. 정확한 용도는 알기 어렵지만 장신구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에서는 옥이 신비한 힘을 갖고 있다고 믿어 옥 가공품이 발달했다. 전시에선 다양한 옥 제품을 볼 수 있는데 그 옛날 중국 장인의 옥 가공 기술은 현대에 봐도 놀랍다. 중국 장인의 손을 거친 옥 덩어리에선 꽃이 피어나는가 하면 절경이 연출된다.
여성 관람객이 좋아할 만한 화려한 세공기술이 가미된 장신구도 다수 있다. 왕실 여성들이 주로 사용했다는 푸른빛 장신구는 희귀 광물이 아닌 비취새의 날개 깃털을 뽑아서 만든 것이다.
삼국지의 한 장면을 담은 청화백자도 빼놓지 않고 있다.
갤러리 관계자는 “대만 고궁박물원을 가지 않고도 국내서 귀한 문물을 감상할 기회”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