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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세트 무게 표시 불법 성행…포장만 1㎏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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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은 기자

승인 : 2015. 09. 23. 09:12

명절 선물로 인기가 많은 과일세트의 표시 중량에 1kg이 넘는 포장재 무게까지 포함된 경우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농수산물 품질관리법을 정면 위반하는 불법 판매라는 지적이다.

23일 컨슈머리서치가 소셜커머스와 오픈마켓, 대형 온라인몰 11개 판매사이트를 대상으로 총1100개(각 사이트별로 무작위 100개 선별) 과일세트 판매 실태를 조사한 결과, 순수하게 과일만의 실제 중량을 제대로 밝힌 경우는 193개(17.5%)에 불과했다.

절반이 넘는 나머지 618개(56.2%)는 ‘총 중량’이라고만 표기해 과일만의 무게인지 박스를 포함한 것인지 실제로 소비자가 판단하기 어려웠다.

나머지 289개(26.3%)의 경우 버젓이 ‘박스무게 포함’이라는 문구와 함께 과일 중량에 박스까지 더한 무게를 표기하고 있었다.
대다수의 업체들은 박스무게까지 포함된 중량을 제품 상세 설명페이지에 명확히 기재하고 있고 애초 생산지에서부터 관행적으로 이뤄지는 일로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박스 무게가 더해진 사실을 판매 시점에 고지했다해도, 이는 농수산물의 실제 중량을 표기하도록 규정한 농수산물 품질관리법을 사실상 위반한 것이다.

과일 박스는 무거운 중량을 견디기 위해 통상 무게가 1~1.2kg에 달한다. 결국 두꺼운 포장 무게만큼
소비자들은 과일을 덜 사게 되는 셈이다.

‘박스(포장재) 무게 포함’ 중량 표기 사례 비율이 가장 높은 업태는 G마켓·옥션·11번가·인터파크 등 오픈마켓(48.5%)이었고, 쿠팡·티몬·위메프 등 소셜커머스 3사도 27.7%에 이르렀다. GS샵·CJ몰·현대H몰·롯데아이몰 등 대형 온라인몰의 표본 조사 과일세트 중 17% 역시 ‘박스(포장재) 무게 포함’ 중량을 안내했다.

컨슈머리서치에 따르면 한 오픈마켓에서 구입한 8㎏짜리 사과·배 세트(5만9900원) 한 상자에 들어있는 과일의 실제 중량은 6.6㎏에 불과했다. 박스 무게 때문에 1.4㎏이나 차이가 난 것이다. 이 한 상자에 약 400g짜리 사과 5개와 700g짜리 배 6개가 들어있어 결국 표기된 중량의 과일을 원했던 소비자는 사과·배 하나씩을 도둑맞은 셈이다.

한 소셜커머스에서 구매한 4㎏짜리 사과 한 박스(1만8900원)의 실제 과일 무게도 3.5㎏에 그쳤다.

현행 ‘식품 등의 표시기준(식약처 고시)’ 가운데 ‘표시된 양과 실제량의 부족량과 허용오차(범위)’ 규정에 따른 허용 오차 범위는 첫 번째 사례의 경우 120g, 두 번째 사례의 경우 60g이다. 하지만 실제 중량 차이는 허용범위의 각각 10배이상(1.4㎏), 3배(500g)에 이른다.

농림식품축산부 관계자는 “제품 포장 박스에 표기된 무게는 박스 무게를 제외한 실제 과일 중량으로 표기하는 것이 맞다”며 “특성상 농수산물의 경우 수분이 날아가 중량이 줄어들 수 있지만, 이 차이 역시 규정된 오차 범위 안에 들어야 하고 1㎏ 이상 차이가 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최현숙 컨슈머리서치 대표는 “과일 박스의 경우 크고 두꺼워 무게가 많이 나가는데, 이를 제품 중량에 포함시켜 판매하는 것은 불법적 영업 관행”이라며 “관계 기관의 지속적 점검과 유통업체들의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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