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로 털털하고 솔직한 매력의 소유자였다. 최근 영화 '강남 1970'의 개봉을 앞두고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이민호는 아시아 최고 '슈퍼스타'다운 자체발광 아우라를 뽐내고 있었다. 하지만 "아침에 반신욕 했어요. 저 실제로 보니 안부었죠?"라고 특유의 장난기 가득한 웃음소리로 넉살좋게 다가오는 인간 이민호는 그저 평범하고 유쾌했다.
이민호는 최근 영화 '강남 1970'에서 종대 역을 맡아 강한 수컷의 향기를 뿜어냈다. 영화속 이민호는 부잣집 도련님 같던 이미지는 온데간데없고 카리스마 짙은 눈빛과 시원한 액션으로 남성 팬들마저 빠져들게 만든다.. 유하 감독의 거리 3부작 완결편인 '강남 1970'은 1970년 개발이 시작되던 강남땅을 둘러싼 두 남자의 욕망과 의리, 배신을 담아낸 작품으로 지난 21일 개봉해 5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 하며 흥행 순항 중이다.
"그동안 못 봤던 모습을 보게 됐다는 평을 들으니 영화를 잘 했다는 생각이에요. 제가 그동안 영화를 안 하다가 지금 20대 후반에서야 한 이유는 더 성숙해보일 수 있을 때 하자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에요. 영화는 장르가 분명해서 소재가 세고 깊이 있는 것들이 많은데 제가 표현했을 때 억지로 짜는 듯한 느낌, 설정한 느낌보다 자연스럽게 보일 수 있을 때 했으면 좋겠다 생각했죠."
이민호는 영화를 하면서 경미한 부상과 싸우며 고생을 많이 했다. 그 결과 영화의 주제를 압축해서 보여주는 '진흙탕 싸움'같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베스트 컷이 탄생하기도 했다. 진흙탕 싸움 장면은 하루 12시간씩 일주일 내내 비 내리는 진흙탕 속에서 부상과 싸워가며 촬영해야하는 고역의 시간이었다.
"저는 그나마 괜찮았어요. 주연배우들은 진흙을 뒤집어썼다가 물로 씻겨주시니까 괜찮은데 다른 분들은 다 씻지도 못하고, 정말 고생하셨죠. 영화 초반에는 힘든 상황과 역할에 빠지려고 노력하다보니 정말 웃은 기억이 없어요. 웃을 수 있는 신도 김래원 형이랑 권투하는 장면에서 딱 한 번 나와요. 답답했던 것들이 영등포에 입성하는 장면부터 풀리기 시작해서 진흙탕 싸움 장면에서 완전히 해소가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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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한류 스타답게 그의 첫 주연작 '강남 1970'은 중국 버전으로 따로 촬영돼 개봉을 한다. 중국 개봉은 이미 기획 때부터 염두에 두고 촬영을 진행했다.
"중국버전은 한국버전과 편집도 완전히 달라요. 선혜(설현)와의 감정이 더 깊어져요. 정치적인 색이나 얘기들은 많이 쳐내고 본연의 욕망, 종대(이민호)가 지켜야하는 가족과 같은 얘기들이 많아요."
이민호는 지난해 드라마 '상속자들' 등 1년에 한 작품으로 팬들을 만나고 있다. 더 많은 작품에서 이민호를 보고 싶어 하는 팬들이 많을 터.
"일단은 제가 일 년에 한 작품 노출되고 있는데 팬들 말고는 작품 외 시간에 얼마나 바쁜지 몰라요. 광고 스케줄만 1년에 170일 빠져야하고, 굉장히 바쁘게 지내요. 영화를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스케줄 때문에 감독님께 죄송한 부분도 있고 감사하기도 해요. 작년에 한 달 반 정도 남는 시간에는 투어를 돌기도 했고요. 이제는 일년치 스케줄을 미리 짜야하는 배우가 돼서 올해는 중반기에 영화 한편, 하반기에는 드라마 한편을 하는 게 목표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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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호는 벌써 20대를 위한 마지막 한 해를 남겨두고 있었다. 보통 30대를 앞둔 배우들은 '깊이 있는 역할, 더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어서 기대된다는 반응이지만 이민호는 특유의 장난기를 드러내며 여전히 소년(?)같은 마음을 드러냈다.
"30대를 맞고 싶지 않아요. 아직은 20대만의 느낌이 좋거든요. 소년과 남자 사이의 느낌이랄까? 아직 장난기가 용서되는 시기가 좋아요. 사적으로라도 제가 장난을 쳤는데 '나이 먹고 왜 이래'라는 반응을 보이면 상처받을 것 같아요.(웃음) 그리고 풀어진 역할을 표현하기에는 20대가 적합한 것 같아요. 드라마를 한다면 완전히 풀어진 백수나 양아치를 연기 해보고 싶고, 영화는 오락영화, 사랑얘기라면 깊이와 메시지가 있는 영화를 해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