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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김고은 “번지점프 즐기는 겁없는 성격, 연기에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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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남희 기자

승인 : 2014. 03. 24. 14:19

김고은_1500
/사진=조준원 기자

‘괴물 신인’으로 불리는 배우 김고은에게는 다양한 매력이 존재한다. 현재까지 필모그래피는 데뷔작 ‘은교’(2012), ‘몬스터’뿐이지만 그에게는 ‘은교’ 속 요염한 소녀의 모습과 함께 ‘몬스터’ 속 천진난만한 모습, 독기 가득한 모습 등이 공존한다. 두 작품으로 김고은이라는 배우와 사람을 단정 지을 수 없지만, 그래서 그가 앞으로 보여줄 새로운 모습이 더욱 기대되고 있다.

데뷔작 ‘은교’로 각종 신인상을 휩쓸었던 김고은이 2년 만에 차기작 ‘몬스터’로 스크린에 복귀했다. ‘몬스터’는 살인마 태수(이민기)와 그에게 동생을 잃은 제대로 미친여자 복순(김고은)의 끝을 알 수 없는 맹렬한 추격을 그린 작품이다. 그는 극중 살인마 태수에게 동생을 잃고 그를 향한 긴박한 추격을 시작하는 복순 역을 맡았다.

-‘은교’ 이후 차기작 선택에 고심을 많이 했을 텐데.
“생각이 많은 편은 아니라 끌리는 대로 갔어요. ‘에이, 뭐 재미있겠지. 해보자’라는 마음이었죠. ‘몬스터’는 여자가 살인마와 싸우는 설정이 제게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 그래도 스릴러와 코미디가 합쳐진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우려를 했던 게 사실이에요. 그런데 영화를 보는 순간 호감으로 바뀌었죠.”

-스릴러와 코미디 장르가 결합돼 신선하기도 하고 낯설기도 하다는 반응을 얻고 있다.
“황인호 감독님의 색깔이 강하게 배여 있는 영화가 탄생하지 않았나 싶어요. 반응은 어느 정도 예상했어요. 꼭 영화가 아니라도 독특하게 튜닝한 옷, 자동차를 보면 호불호가 갈리는 것처럼 말이에요.”

-‘미친여자’를 제대로 연기해냈다는 호평을 받고 있는데, 캐릭터를 ‘조절’하는데 어려웠을 것 같다.
“감독님은 ‘복순이가 애매한 느낌이었으면 좋겠다’고 하셨어요. 어쩔 때는 정상 같고 어쩔 때는 바보 같기도 하고, 예측 불가한 캐릭터로 만들려고 했죠. 그게 가장 큰 숙제였어요. 걱정이었던 부분은 복순과 태수와 같이 나오는 부분이 적어 ‘두 캐릭터가 잘 어우러질까’였어요. 수시로 감독님에게 ‘잘 가고 있는 거냐’고 물었던 것 같아요.”
-그럼 태수 역의 이민기와 그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나.
“그럴만한 시간이 없었어요. 촬영 스케줄이 바빠 촬영장에서 만나면 ‘잘 지냈어?’ 인사밖에 하지 못했어요. 서로 ‘우리 같은 영화 찍고 있는 거 맞니?’할 정도였죠. 그런데 캐릭터 관계상 이야기를 많이 할 필요가 없었던 것 같아요. 마지막에 대결을 해야 하는데 그 장면을 연기함에 있어 ‘낯섦’이 도움이 됐거든요. 대결신을 찍는 3박4일 동안은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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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조준원 기자
-복순과 태수의 대결신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복순이 얼굴에 피를 묻히는 장면이 꽤나 섬뜩했다.
“다른 사람들은 복순이 ‘미쳤다’고 보지만 저는 ‘짐승이 됐다’는 생각을 했어요. 강한 상대와 싸워야 하는데 그 사람이 피칠갑이 돼 있어요. 그래서 복순도 동물적인 반응으로 피를 묻히고 포효하죠. 자신도 강하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요. 그 장면을 찍고 나서는 며칠 동안 기분이 이상했어요. 이런 경험은 없었는데 화가 났다고 해야 하나, 화병에 걸린 느낌이었어요.”

-복순은 동생 은정을 잃은 후 또 다른 여자아이 나리에게 애정을 보인다. 그 감정이 이해가 됐나.
“복순은 자기 앞에 놓인 감정이 제일 중요한 아이에요. 은정이 죽어도 배고프면 밥을 먹고, 태수가 쫓아와도 힘들면 주저앉는 인물이죠. 감독님이 ‘복순은 가족과 함께 했을 때 행복하다. 삶의 전부다’고 했어요. 은정은 잃었지만 나리를 통해 또 다른 행복을 느끼게 된 거라 생각해요. 그러나 복순에게 은정은 평생 살면서 트라우마로 남지 않을까요.”

-충무로는 20대 여배우 기근 현상을 겪고 있다. 김고은은 ‘은교’에서부터 ‘몬스터’, ‘협녀:칼의 기억’(이하 협녀) 등 좋은 작품을 꿰찼다.
“정말 행복하고 감사해요. 앞으로 더 열심히 할게요.(웃음) 대중들은 저에게 강한 이미지를 찾는데 사실은 멜로 등 잔잔한 작품이 20대 여배우에게 주어지지 않는 것 같아요. 저는 ‘어떤 역할은 하기 싫어요’, ‘이런 역할은 부담스러워서 싫어요’가 없어요. 스스로 제한하는 역할이 없죠. 다만 20대 초반의 감성을 표현할 수 있는 작품을 해보고 싶어요. 다시 돌아올 수 없고, 이때밖에 느낄 수 없는 감정이니까요. 드라마 출연이요? 그건 좀 이른 것 같아요.”

-‘은교’로 신인상을 휩쓸었다. ‘괴물 신인’으로 불리기도 했다. 스타, 배우가 된 실감을 했나.
“‘은교’를 하기로 마음먹고 해내가는 과정들에 있어 큰 각오가 필요했기 때문에, 그래서 결과가 좋았을 때 오히려 덤덤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제가 용기 낸 것에 대해 박수받는 느낌을 받았지만 거기까지였어요. 가족들도 많이 생각났죠. 절 믿어준 것에 대한 일종의 보답같기도 했어요. 들뜨기보다는 ‘정말 한 우물을 파야겠다’, ‘길게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연기 외에 도전하고 싶은 분야는 없나.
“운동을 좋아해요. 보드 타는 것을 좋아하는데 재작년부터 못가서 슬퍼요. 말 타는 것도 좋아해요. 중국에서 한국으로 온 이후로는 잘 못 탔어요. 한국에서는 승마하면 비싼 돈을 주고 하는 느낌 같은데 중국에서는 말이랑 노는 느낌이에요. 중국에서 말을 타고 호수, 들판을 달렸었죠. 이번에 ‘협녀’ 촬영 때 오랜만에 말을 탔는데 정말 좋았어요.”

-승마는 어려운 운동아닌가. 스스로 생각하기에 겁이 없는 성격인가.
“스릴을 좋아한다고 할까요. 중학교 때는 번지점프를 매일 했어요. 부모님은 한 번 간 줄 아시는데 사실은 매일 가서 했죠. 하하. 발목에 장치를 묶고 뛰고, 더 높은 곳을 찾아 뛰곤 했어요. 사실 번지점프는 뛸 때마다 무서운데 뛰어내리는 순간이 좋아요. 초등학교 4학년 때는 스키가 정말 타고 싶어서 혼자 스키장에 가서 독학하기도 했어요.”

-그런 용기가 연기하는데 있어서도 도움이 되나.
“도움이 되겠죠. ‘뭐, 별거 있겠어?’라는 생각으로 도전할 때가 많은 것 같아요. 제가 심해공포증이 있는데 ‘협녀’ 때 수중 촬영이 있었어요. 5m 풀에서 수영을 해야 하는 거예요. ‘진짜 아닌 것 같다. 못 하겠다.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할 정도로 무서웠어요. 초반에는 내려만 봐도 다리가 절었는데 이틀째 되는 날 바닥을 찍고 올라왔어요. 촬영 때는 ‘죽기야 하겠어’라는 생각으로 임했죠.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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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조준원 기자
우남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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