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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대머리 아저씨만 가발 쓰는 시대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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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석 기자

승인 : 2013. 06. 25. 18:03

[희망100세] 이의주 헤어에디션 대표 "창업 시 중요한 건 전문성"

“일본 시장의 흐름을 보고 한국에도 가발이 통할 것이란 확신을 했습니다.”

이의주 헤어에디션 대표(46·사진)는 20대 때부터 가발 수출 사업을 시작했다. 그는 한국의 주력 수출 품목이 가발이라는 것을 알았고, 그의 가족들 대부분이 미용업에 종사했던 터라 가발 제조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원래는 미용관련 일을 하다 지난 1999년부터 일본에 가발 수출을 시작했습니다. 일본사람들은 가발을 목걸이나 귀고리 같은 액세서리로 생각하더군요. 한국 사람들은 지금도 가발에 대해 대머리 아저씨가 쓰는 것이란 편견이 있잖아요.”

이 대표는 운영하고 있던 가발 수출 사업에서 멈추지 않고 4년 전부터는 온라인 쇼핑몰이란 미지의 영역에 자본과 기술을 쏟아붓기 시작했다.

가발 수출을 하면서 일본에서 가발이 패션 아이템으로 통한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동시에 한국에도 가발이 유행하게 될 것임을 직감했다. 하지만 가발을 수출하는 것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이 대표는 좀 더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고 싶었다.

“10여년 전부터 수출 중심으로 가발을 판매하다보니 일본 시장의 전체적인 패션 흐름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일본에서 가발을 패션 액세서리로 이용한다는 것을 알게 되고 우리나라에서도 곧 트렌드가 바뀔 것 같아 국내 시장을 타깃으로 한 회사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죠. 2009년 창업 당시 오픈마켓 등 온라인 쇼핑몰이 인기를 끌고 있던 시기라 헤어에디션 홈페이지를 만들었습니다.”

황후모 모델인 탤런트 원종례씨가 가발을 쓰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제공=헤어에디션
헤어에디션은 웹·서버 호스팅업체인 ‘카페24’를 통해 지난 2009년 온라인 가발 전문 쇼핑몰을 창업했다. 설립 후 매년 30~40%의 매출이 상승하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이에 코스프레 및 빈모·탈모를 위한 가발 쇼핑몰들도 추가로 개설했다.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을 타깃으로 한 ‘헤어에디션’, 코스프레를 전문으로 하는 고객들을 위한 ‘코스에디션’, 그리고 40대 이후 중장년 여성들의 빈모, 탈모를 위한 ‘황후모’ 등 3가지 콘셉트로 나뉘어 있어요. 특히 탈모나 빈모가 고민인 중장년층들이 가발 하나로 해결할 수 있다는 사실이 퍼지면서 황후모에 대한 인기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당시 오픈마켓 붐과 함께 온라인 가발 전문 쇼핑몰들이 줄지어 오픈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헤어에디션은 다년간 일본에 수출했던 경험과 실력으로 온라인 시장에 승부를 걸었다.

“당시 헤어에디션은 온라인에서 후발주자였습니다. 하지만 10여년 동안 쌓아온 기술력과 전화상담 및 맞춤형 가발 제작 노하우로 고객들의 반응을 잘 잡았기 때문에 고객들의 입소문을 통해 빠르게 성장한 편이죠. 가발에 대한 편견이 있기 때문에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매하기를 꺼리는 분들이 주로 헤어에디션을 이용합니다.”

이 대표의 남편은 헤어에디션의 기업간 거래(B2B)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부부가 일심동체가 돼 기업을 이끌어나가는 모습이 이색적이다.

“저는 가발 제조와 온라인 판매를 총괄하고 있고 남편은 B2B 영업을 주로 하고 있어요. 제품은 제가 만들고 남편이 파는 셈이죠. 부부 간에 역할분담이 잘 되니 오히려 다른 사람들과 하는 것보다 호흡도 잘 맞는 것 같아요.”

가발 시장은 매년 두자릿수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제2의 삶을 준비하는 창업자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대표는 가발창업에 대해 ‘전문성’을 가장 강조했다.

“가발 분야에서 창업을 하고 싶다면 사람의 모발에 대한 연구부터 해야 합니다. 미용도 할 줄 알아야 하죠. 이에 대해 모른 채 물품 받아 판매만 한다면 소비자들을 공략할 수가 없어요. 대한가발협회 같은 곳에서 3~6개월 과정으로 하는 교육에 참여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되겠죠. 또 패션, 탈모 등 분야를 확실히 잡고 접근하는 것이 성공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유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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