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차입·회사채 완판·PF 채권 매각 등 재무개선 영향
올해 약 1.8조 규모 정비사업 따내며 일감 확보
'재무통' 박현철 대표 체제서 경영안정화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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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롯데건설이 발표한 작년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롯데건설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196.0%로, 전년 동기(235.3%) 대비 39.3%p 낮아졌다. 우발채무 역시 3조6000억원으로, 2022년 말(6조8000억원)보다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롯데건설이 2022년부터 본격 시작된 부동산 시장 침체에 따른 부채비율 및 우발채무 급증 여파로 지속적으로 PF 위기설에 시달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눈에 띄는 성과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통상 부채비율이 200%를 넘으면 재무건정성이 좋지 않은 기업으로 본다.
롯데건설의 부채비율 및 우발채무 감소 배경에는 강도 높은 재무개선안 시행이 꼽힌다. 실제 롯데건설은 지난해 롯데케미칼과 롯데정밀화학, 롯데홈쇼핑 등 롯데그룹 계열사로부터 1조원가량을 차입했다. 아울러 45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완판'(완전 판매)하고, 1조5000억원의 부동산 PF 관련 채권을 매각한 데 이어 2조3000억원 규모의의 부동산 PF 매입 펀드를 조성하기도 했다.
올해 들어서도 재무 개선 노력을 유지 중이다. 지난 2월 서울 서초구 잠원동 소재 사옥 등 보유 자산 매각을 검토하며 유동성 확보에 적극 나섰다. 이를 통해 내년에는 부채비율을 150%로 낮추고, 경상이익도 1000억원 이상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재무 구조 개선과 더불어 비교적 수익성이 기대되는 정비사업 수주에도 힘쓰고 있다. 1월 3522억원 규모 서울 용산구 신용산북측 재개발 사업을 시작으로 3월 △노원구 상계5구역(4257억원) △부산 연산5구역 재건축(7017억원) △경기 수원시 구운1구역(3483억원) 등 3개 사업을 컨소시엄 형태로 추가 수주했다. 컨소시엄 사업은 공사비 인상에 따른 사업 지연 및 미분양에 따른 PF 리스크를 공동 사업자와 분담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아울러 이달 중 약 7000억원 규모에 달하는 부산 가야4구역 재개발 사업 수의계약을 노리고 있다.
올해 건설업계 내 인사 칼바람이 거센 가운데 롯데건설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경영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작년 말 그룹차원에서 이뤄진 '2025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박현철 대표는 연임을 확정지었다. 그는 1985년 롯데건설에 입사한 후 롯데지주 경영개선실장 등을 역임하며 롯데에서만 약 40년을 보낸 '재무통'으로 꼽힌다. 롯데건설이 PF 리스크 관리와 사업 안정성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만큼, 박 대표가 보수적인 재무 운영 기조를 이어갈 공산이 크다.
다만 건설원가 상승에 따른 영업이익률 개선은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롯데건설의 연간 기준 영업이익은 2022년 3658억원, 2023년 2723억원, 작년 1771억원 등으로 지속 감소 중이다. 총 매출액에서 매출원가가 차지하는 비율인 매출원가율도 86.9%, 91.6%, 93.5% 등으로 지속 늘고 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일하는 방식의 변화, 사업리스크 집중 관리 등 체질 개선을 통해 경영효율화에 집중하고 있다"며 "우수 사업장 수주 및 분양 마감 등 안정적인 사업관리와 차입금·부채를 줄이며 재무 건정성을 확보하게 된 것"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사업성 개선 및 기존 사업장의 효율적 관리를 통해 수익성 및 재무구조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