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스로이스’ 마약 처방 의사 항소심 중형…징역 16년

법원 1심보다 1년 감형 "범행 모두 인정한 점 참작"
"수면 마취 여성 환자에 준강간 범죄…중형 불가피"

약물에 취해 차를 몰다 행인을 치어 숨지게 한 '압구정 롤스로이스' 사건 운전자에게 마약류를 처방한 의사 염모씨가 지난 2023년 12월 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은 후 법원을 나서고 있다. /연합

일명 '롤스로이스 사건' 운전자에게 마약류를 처방하고 수면마취 상태의 여성 환자들을 성폭행한 혐의로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은 의사가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면치 못했다.

서울고등법원 형사4-3부(황진구·지영난·권혁중 부장판사)는 8일 마약류(향정)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준강간 등 혐의로 기소된 40대 의사 염모씨의 항소심에서 원심보다 1년의 형을 감형하고 징역 16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의사이자 마약류 취급업자로서의 지위를 자신의 변태적인 성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수단으로 악용하고 병원에 내원한 환자들을 수면 마취 상태에 빠지게 해 항거 불능 상태의 환자를 상대로 준강간 등의 범행을 저질렀다"며 "구체적인 내용은 법정에서 이야기하기 적절치 않을 정도"라며 중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어 "다수 피해자가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며 법원에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고, 상당수는 자살충동을 경험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여성도 있었다"며 이는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벌금형 이상의 전과가 없는 점, 피해자에 공탁을 한 점은 감형 사유로 참작했다고 말했다.

염씨는 2023년 8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서 약물에 취한 채 차를 몰다가 여성을 숨지게 한 이른바 '롤스로이스 사건'의 운전자 신모씨(30)에게 각종 마약류를 처방하고 여성 환자들을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지난해 6월 염씨에게 징역 17년과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또 5년간의 보호관찰,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등에 5년간 취업 제한, 추징금 792만원 등을 명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