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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주식으로 ‘머니무브’ 가속… 증권사 수익 양극화 짙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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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민 기자

승인 : 2025. 01. 06. 17:57

작년 12월 美주식 거래액 97兆 신기록
8개사, 늘어난 수수료 수익 93% 차지
국내 일평균거래액은 15조… 9.5% ↓
해외 위탁 경쟁력 따라 격차 심화될 듯
투자자들이 높은 수익률을 쫓아 국내 증시에서 미국 증시로 투자처를 옮기는 '머니무브' 현상이 지난해 말부터 가속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주요 증권사들의 외화증권 수수료 수익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중에서도 업계에서 리테일 강자로 꼽히는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이 높은 점유율을 기반으로 가장 큰 수혜를 누릴 전망이다.

추가로 키움·토스·KB·한국투자·NH투자·신한투자증권 등 6개사의 수익 성장도 점쳐진다. 미래에셋·삼성증권을 포함해 이들 증권사가 전체 외화증권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이 90% 이상에 달하기 때문이다. 사실상 수익을 독차지하고 있는 셈인데, 실제 지난해 외화증권 수탁수수료 증가분 중 93% 가량은 이들 증권사의 몫이었다.

미국 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는 만큼, 업계에선 앞으로도 미국 증시로의 투자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될수록 주요 증권사들과 다른 증권사들 간의 외화증권 수익 양극화는 보다 심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6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작년 12월 한 달 동안 미국 주식 매수·매도결제액을 합한 거래대금은 총 661억7786만 달러(97조3476억원)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월(11월) 집계된 634억9526만 달러(93조3634억원)보다 4.2% 증가한 액수로 한 달 만에 다시 최대치를 갱신했다.

그에 반해 작년 12월 코스피·코스닥 일평균거래대금은 15조2791억원을 나타내 전월(16조8917억원)보다 9.5% 감소했다. 국내·미국 증시 사이에 탈동조화(디커플링) 현상이 심해지면서, 국내 투자자들이 기대수익률이 높은 미국 증시로 투자자금을 옮긴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작년 코스피와 나스닥 지수 수익률은 각각 -9%, +33%였다.

특히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은 이 같은 머니무브 현상 속에서 보다 큰 성장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작년 3분기 기준으로 두 증권사의 외환증권 시장 점유율만 35.4%에 달하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이 벌어들인 외화증권 수수료 수익은 각각 1802억원, 1453억원이다. 작년 말 미국 증시 거래대금이 최고치를 기록한 만큼, 4분기에도 큰 폭의 수익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이 밖에도 키움증권(14.1%), 토스증권(12.4%), KB증권(8.3%), NH투자증권(8.3%), 한국투자증권(8.3%), 신한투자증권(6.3%) 등이 외화증권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미래에셋·삼성증권을 포함해 이들 증권사가 외화증권 시장에서 차지하고 있는 점유율은 작년 3분기 기준 93.1% 수준이다.

같은 기간 이들 증권사는 외화증권 수익 증가분 3770억원 중 93.4%(3522억원)를 차지했다. 사실상 서학개미 유입에 의해 발생한 수익 대부분을 이들 증권사끼리 전유한 것이다. 국내 증권사들이 벌어들인 외화증권 수수료 수익은 작년 3분기 기준 9187억원으로 전년 동기(5417억원) 대비 70% 성장했다.

올해 역시 작년에 이어 미국 증시가 강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로 인해 업계에선 미국 증시로 자금이 유입되는 머니무브 현상도 지속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제가 좋은 상황일 뿐더러 테크 분야 중심으로 투자가 계속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강세장은 올해도 이어질 것"이라며 "미국 증시로의 머니무브도 드라마틱하진 않더라도 꾸준히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현재와 같은 시장 상황이 계속된다면, 초대형 증권사들과 여타 증권사들 간의 수익 차이는 보다 커질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신승환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최근 해외주식 거래대금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외화증권 수수료 규모가 크게 늘어나는 등의 상황들을 고려하면, 해외주식 위탁 경쟁력을 갖춘 증권사와 그렇지 않은 증권사 간 수익 격차는 더욱 심화될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해외시장의 경우 국내보다 성장성이 높은 상황이기 때문에 현재 외화증권 시장의 점유율은 언제든 바뀔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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