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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오는 31일 '삼양 싱가포르 유한회사(가칭, 이하 삼양 싱가포르)'를 설립할 예정이다. 삼양 싱가포르는 앞으로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투자거점 역할을 맡게 된다. 이번에 첫 번째 임무로 중국 생산법인 설립을 위한 투자에 나서게 된다.
삼양식품은 현재 미국과 네덜란드에 각각 법인을 설립해 북미지역과 유럽지역에서 '불닭볶음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저렴하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과 매운 맛을 경험하기 위한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실적 상승세로 이어지고 있다.
동남아시아 지역의 경우 인도네시아 판매법인을 설립해 할랄 시장에 진출했다. 현재 인도마렛(Indomaret), 알파마트(Alfamart) 등 대형 채널을 통해 불닭볶음면을 필두로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한국 라면 중 최초로 인도네시아에서 할랄 인증을 받은 제품으로 한국제품 특유의 매운 맛과 함께 현지 제품과 차별적 풍미 등으로 인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를 휩쓸자 기업의 이미지 쇄신에도 나섰다. 삼양식품그룹은 지난해 7월 그룹 지주사인 삼양내츄럴스의 사명을 삼양라운드스퀘어로 변경하고 새 기업 이미지를 공개했다. 해외에서도 새로운 기업으로 탈바꿈한 모습을 보여주고자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기도 했다.
이 같은 활동으로 인해 주요 글로벌 시장에서 탄탄한 입지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 지난 5일 열린 '제61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식품업계 최초 '7억불 수출탑' 수상도 이와 무관치 않다.
하지만 김 부회장은 성장을 위해 또 다시 나섰다. 이는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기도 하다. 앞서 김 부회장은 수출탑 수상 후 "7억불 수출 달성은 한국식품이 지닌 높은 경쟁력과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한국식품과 문화에 대한 전세계적 관심을 드높이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한 바 있다.
삼양식품은 원주, 익산, 밀양 등 총 3개의 생산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밀양공장이 해외수출 중심으로 라인을 가동 중이다. 하지만 중국에서 급증하는 수요를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다. 김 부회장이 '현지 생산'이라는 승부수를 던진 이유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공장이 한국에 집중돼 있는데 분산시키고자 하는 필요성에 따른 것"이라며 "글로벌 생산 능력을 올려 매출 및 영업이익 상승세를 지속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중국 생산공장 설립 소식에 삼양식품 주가도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삼양식품은 17일 기준 전장 대비 0.96% 상승한 73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전장 대비 3.70% 오른 75만6000원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