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영원무역은 지난 13일 종가 4만3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이달 들어서만 약 13% 뛴 주가다.
주가가 오르기 시작한 데는 주요 수출국인 미국 내 소비심리가 개선된 영향이 컸다. 실제 미국 소비 분석 업체 어도비애널리틱스의 자료에 의하면 올해 미국 소비자들은 사이버먼데이(12월2일)에 역대 최고치인 133억달러(약 19조원)를 썼으며, 지난달 29일 블랙프라이데이(추수감사절 다음날) 시기에는 온라인에서만 전년 동기 대비 10.2% 늘어난 108억 달러(약 15조 2528억 원)어치를 소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덕분에 미국의 의류 소매 재고 역시 2022년 상반기 정점을 기록한 뒤 매월 꾸준히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창고에 쌓여있던 옷이 팔리기 시작하며, 영원무역이 위탁 생산하고 있는 노스페이스·룰루레몬·아크테릭스 등 글로벌 브랜드들의 발주량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중이다.
허제나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영원무역 OEM 사업부는 코로나19 직후 바이어의 과재고 부담으로 인해 매출 역성장을 기록해, 해당 기간에 재고 소진이 적극적으로 진행됐다"며 "그 결과 지난 4분기 영원무역의 달러 주문은 전년 대비 18% 상승 전환에 성공했으며, 오는 4분기에도 두 자릿수대 달러 매출 증가를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수혜도 예상된다. 수익의 대부분을 수출로 거두고 있는 만큼,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 원화로 환산하는 과정에서 이익도 불어나게 되기 때문이다. 원·달러 평균 환율은 지난 10월 1361.0원에서 11월 1393.38원으로 전월 대비 2.4% 상승했으며, 이달 들어선 1400원대 밑으로 내려오질 않고 있다.
영원무역의 자회사 '스캇'이 강도 높은 재고 조정을 진행한 효과도 나타날 전망이다. 영원무역은 2013년 스캇 지분 20%를 인수해 계열사로 삼은 뒤 2015년 지분율을 50.01% 늘려 경영권을 확보했다. 하지만 경기 불황 장기화로 한 대당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에 이르는 초고가 자전거를 찾는 이들이 크게 줄면서, 수익성에 적잖은 타격을 받았다.
이에 최저 20%에서 최고 40%까지 대폭 할인 판매에 나서는 등 뼈를 깎는 자구 노력을 통해 스캇의 4분기 재고액은 5300억원으로, 3분기 말 6300억원 대비 1000억원가량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제시한 영원무역 적정주가 평균치(컨센서스)는 5만5857원으로, 현 주가간 격차는 28%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