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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아름다움과 사람에 반해…세브란스 식구들, 30년째 진료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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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두완 기자

승인 : 2024. 12. 08. 09:23

표선리에서 봉사하다. 점차 우도-한경면 등으로 확대
작은 의원도 없는 곳이라 주민들엔 '기다려지는 시간'
봉사단원들 "주말 개인시간 할애하지만 또 오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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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선면체육관 상설진료센터에서 봉사진료를 하고있는 의료봉사단 단장 홍그루 심장내과 교수(왼쪽 두번째)와 의료진들./세브란스병원
세브란스병원의 자원봉사 프로그램은 1971년 부터 시작됐다. '박시제중(널리 은혜를 베풀어 대중을 구제한다)'의 세브란스병원 정신으로 실천했다.

이러한 사랑의 정신은 40년전 제주도에도 온기를 전했다. 1980년대초 서울에서 태권도 도장을 하던 김용구 관장이 세브란스병원 심장혈관외과 장병철·심원흠 교수에게 사연을 전달하면서 이루어졌다.

김 관장은 "제주 표선에 내려와 활동하다보니 병원하나 없는 동네가 있다. 그래서 두 교수님에 부탁했더니 흔쾌히 의료봉사 활동을 수락했다"고 기억했다.

표선리 금세훈 마을이장과 여찬현 전 우도면장에게 물어보니 "40년 넘도록 이어지는 의술 봉사에 '잘도 고마와 마씸'(무한한 감사의 뜻). 특히 상급병원의 봉사라 더 특별하다고 다시 한번 주민들의 감사 전한다"고 했다.
특히 무료검진에서 암환자·응급환자를 발견과 동시에 긴급 이송하여 세브란스병원에서 치료와 경제적 도움을 받고 완치한 사례도 많다"고 회고했다.

그리고 1995년도부터 진료봉사단 이름으로 구색을 갖춰 제주를 방문한 것은 올해가 30년째다.

특히 올해는 의료 공백으로 상황이 매우 힘든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제주도에서 어김없이 봉사활동을 해 주민들을 놀라게 했다. 평소 5~6월에 봉사활동을 했지만 올해는 여러 병원 사정으로 봉사활동이 쉽지않아 11월말에서야 했다. 주민들이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11월 봉사단은 단장인 홍그루 교수(심장내과)를 비롯해 의사, 치과의사, 간호사, 약사, 사회복지사 등 22명으로 꾸렸다.

진료과목은 제주도 특성을 고려해 65세 이상 심장 내과(외과), 재활의학과, 소화기내과, 치과 진료를 주로 했다. 특히 지역 작은 의원에서 확인하기 어려운 질환을 확인하고자 심장 초음파, 복부 초음파, 심전도 등 정밀 검사를 제공했다. 그리고 진료봉사 중 추가 진료가 필요한 경우 지역 병원에 먼저 방문할 수 있도록 안내했다.

봉사단원들은 지난달 30일 표선과 성산읍 시흥리에서 오전과 오후로 나누어 총 210여명의 주민들을 대상으로 건강검진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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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11월30일 표선면체육관에 마련된 상설진료센터에서 진료를 기다리는 표선면 주민. 아래 진료를 받고 있는 주민들./세브란스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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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시흥리마을회관에서 봉사단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아래 왼쪽 약사가 약 복용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오른쪽 봉사단원이 주민에게 진료안내를 하고 있다./세브란스병원 제공
이에 앞선 29일 봉사단은 NH농협생명과 함께 준비한 혈압계 200개(1000만원 상당)를 우도면 주민들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세브란스병원 진료봉사단 홍그루 단장은 "고령과 제주 지역 특성으로 고혈압 및 당뇨 동반된 환자들이 많다. 특히 이번 검진에서도 비후성심근염, 심장판막질환 등 위급한 질환자들도 여럿 발견됐다"며 "지난 "30년 간 이어온 진료봉사를 통해 지역 주민들과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시흥리 현기창 이장도 "30년 전 작은 규모로 시작된 세브란스병원의 봉사활동에 주민을 대표해 무한 감사를 드린다. 앞으로도 계속 세브란스의 제주 사랑이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했다.

이날 봉사활동에는 제주 성산포숨비로타리클럽 회원들도 참가해 현장에서 주민들을 안내하는 등 많은 도움을 줬다.

세브란스병원은 2009년 (사)제주올레(이사장 서명숙)주선으로 제주도 올레길 시작점인 서귀포시 성산읍 시흥리(올레 1길)와 우도면(올레 1-1길)과 1사1촌을 맺었다. 그리고 표선면과는 2018년 했다. 그때부터 공식적인 건강검진 진료봉사를 포함한 여러 협력 활동을 시작했다.

협약 마을 외에도 각 지역 요청에 따라 서귀포시 표선면, 제주시 한경면(고산성당) 주민들에게도 건강검진 사업을 제공했다.

특히 우도는 최근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지만, 보건지소 외에는 약국은 물론 의료기관이 전혀 없다. 그래서 진료봉사를 통해 질 높은 건강검진을 받고 있다.

긴급했던 사례로 2014년 우도에 정착한 칠레 출신 이레네 씨는 봉사단을 통해 '방실 차단'이란 위급한 심장질환을 발견했다. 병원 측의 경제적 도움으로 페이스 메이커 치료를 받아 건강을 되찾았다.

이외에도 마을회관에 응급의약품 키트와 초등학교 마을문고에 도서 2200여권을 기증하기도 했다.

제주 진료봉사에 참여하는 세브란스 직원들은 근무 시간 외 주말 개인시간을 할애해 참가하고 있다. 봉사단은 대개 일회성이 아니라 꾸준히 참여하고 있으며, 직원들의 만족도 또한 매우 높다고 한 단원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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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브란스 봉사단이 NH농협생명과 함께한 혈압계 전달식을 갖고 기념촬영하고 있다./세브란스병원
부두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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