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된 글로벌 경영 기준에 못 미쳐
증권선물위 등 거쳐 제재 수위 확정
24일 한국ESG기준원에 따르면 유진투자증권의 2024년도 ESG등급은 2023년(B등급)에서 한 단계 떨어진 C등급이다. 이는 LS증권, 상상인증권 등과 동일하다.
세부적으로 보면 환경(E)은 B등급, 사회(S)는 D등급, 지배구조는 B등급이다.
최근 4년간(2021~2024년) 환경은 최고 C등급을 유지했다가 이번에 B등급을 받았지만, 사회는 최고 B+등급(2022년)에서 D등급으로 하락했다.
회사 차원에서 취약아동돌봄, 취약계층 후원 등에 나섰지만 하락추세다. 지배구조는 B등급을 유지했다
회사가 2022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공개할 당시, 유창수 유진투자증권 대표가 보고서를 통해 "기업은 경영활동을 통해 경제적 성장뿐만 아니라 사회적 책임과 환경적 기여를 다해야 한다"고 주문한 것과 배치되는 결과다.
회사도 ESG 관련 투자를 등한시한 건 아니다. 2021년 8월 당시 송영상 전 금융감독원 국장을 영입하고 준법감시 체계를 구축하는 등 ESG 경영에 본격 돌입했다.
당시 유진투자증권 측은 "송 전 국장이 감사총괄직을 맡아 회사 내부 업무 절차와 사규 등 규정의 적합성 등을 폭넓게 감사·감독함으로써 ESG 경영에 대한 실천을 담당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중대범죄수사과가 서울 여의도 유진투자증권 본사에 수사관을 보내 임원 A씨의 사무실과 휴대전화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태양광 사업을 하던 코스닥 상장사가 벌인 주가조작 의혹에 A씨가 관여해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주요 이해관계자들의 ESG 요구가 날로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유진투자증권에는 부담이 되는 형국이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지난 1월에 발간한 '2023 K기업 ESG 백서'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ESG 사안에 대한 제도화가 진행되고 있으며 ESG 경영공시 등 기업에 요구되는 ESG 경영 기준들이 강화되고 있다.
국내에선 금융당국이 주요국 ESG 공시일정 및 국내 기업 준비도를 고려해 ESG 공시 의무화 시행을 2026년 이후로 결정했다.
ESG 공시 외에도 탄소중립 실현, 지속가능한 공급망 관리 등 기업 외부의 이해관계자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인식 및 관리의 필요성이 증가되고 있다.
특히 연기금과 자산운용사 등의 책임투자 및 ESG 투자 전략 활용을 확대하고 있는 추세다. 무디스, S&P 등 글로벌 신용평가사의 기업 신용평가에 ESG 요소를 적극 반영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도 이를 인식하고 올해 ESG 경영 관련 주요 의사결정을 담당하는 ESG 위원회를 신설(3월)하고 유관부서 실무자로 구성된 ESG 전략 TF를 운영 중이다.
이어 '2024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5월)했다.
ESG 핵심 전략으로 △ESG 금융 △디지털화Digitization △지역사회와의 상생 등을 꼽고, 해당 전략 아래 △기술기반 유망 중소벤처기업을 위한 민간 주도형 R&D 지원 사업(스케일업팁스) 운용사 선정 △디지털 업무 창구 구축 △지역사회 문화, 예술, 스포츠 지원 등을 해왔다.
그러나 2024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여성관리자 비율은 22.3%(2022년), 21.1%(2023년)로 하락했고, 인재육성을 위해 실시하는 인당 교육시간도 53시간에서 50시간으로 줄었다.
온실가스 배출량 합계는 1150.53tCO2eq(온실가스환산톤)에서 1271.61tCO2eq으로 늘었다.
금융당국의 제재도 기다리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유진투자증권 등 6개 증권사에 대해 채권형 랩어카운트·특정금전신탁(랩·신탁) 불건전 운용 검사에 따른 제재 결과를 통보했다.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가 확정한 제재 수위는 증권선물위원회와 금융위원회를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기관 제재는 △기관주의 △기관경고 △영업정지 △등록·인가 취소 등 네 단계로 나뉘는데 기관경고부터 중징계로 분류한다. 유진투자증권 등 4곳은 원안대로 3~6개월 일부 영업정지 조치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