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태큼스 6발, 러 군사 시설 타격
푸틴은 교리 개정… 비보유국 포함
|
워싱턴포스트(WP)는 19일(현지시간) 임기를 얼마 남겨놓지 않은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대인지뢰 제공을 승인했다고 2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하고 이는 우크라이나의 약화된 전력을 지원하기 위한 긴급 조치의 일환이라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있는 미 대사관은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20일 대규모 공습 가능성이 있다는 구체적인 정보를 받았다"며 대사관을 폐쇄한다고 밝혀 예고된 공습이 미국의 잇단 조치와 관련 있는 것인지 주목된다.
바이든 행정부는 최근 몇 주 동안 우크라이나 최전선에서 러시아의 공격이 강화된 데 대해 우려를 표했다. 이에 따라 대인지뢰 승인은 러시아의 진격을 저지하기 위한 긴급조치로 풀이된다. 또 우크라이나 전쟁 조기종결을 장담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새 행정부가 들어설 경우 전세가 급격히 러시아쪽으로 기울 것으로 우려해 그동안 묶어왔던 장거리 미사일 사용을 허용하는 등 조치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앞서 우크라이나는 그동안 금기시됐던 에이태큼스의 족쇄가 풀리자마자 19일 새벽(현지시간) 장거리 미사일 6발로 러시아 영토를 공격했다.
같은 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핵보유국의 지원을 받은 비(非)핵 보유국에도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개정한 핵 억제 분야 국가정책의 기초(핵 교리)를 승인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에이태큼스 6발, 러 군시설 공격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우크라이나군이 에이태큼스 6발로 러시아 서부 국경지대인 브랸스크의 군사 시설을 공격했다고 밝혔다고 AP·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국방부는 성명에서 "오전 3시 25분 적군이 에이태큼스 6발로 브랸스크 지역의 한 시설을 공격했다"며 "6발 중 5발은 요격하고 1발은 손상을 입혔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총참모부는 브랸스크의 러시아군 무기 창고를 공격, 여러 차례의 폭발이 있었다면서도 어떤 무기를 사용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푸틴, 개정 핵 교리 서명 ·발효
이에 대응이라도 하듯 푸틴의 서명으로 이날 개정 핵 교리가 발효됐다.
푸틴은 이번 개정을 통해 핵 억제 대상이 되는 국가와 군사동맹, 핵 억제로 대응할 수 있는 군사적 위협의 범위를 확대해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 조건을 대폭 완화했다.
개정 핵 교리는 러시아가 자국에 대한 침략을 위해 영토·영해·영공·자원을 제공하는 국가들에 대해 핵 억제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내용이 포함됐다고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이 보도했다. 특히 비핵보유국이지만, 핵보유국의 개입 또는 지원이 있는 경우 러시아에 대한 공동 공격으로 간주한다고 핵 교리를 강조했다.
아울러 핵 교리는 러시아 연방 국가의 일부인 벨라루스를 포함해 러시아 주권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 재래식 무기에 의한 것이라고 해도 전투기·순항 미사일·드론, 그리고 다른 항공기가 러시아 국경을 넘어 대규모 공격을 감행할 경우 핵 대응이 가능하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사실상 거의 모든 전쟁 상황에서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개정한 것이다.
◇"서방 미사일 사용해도 핵 대응"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가 서방이 지원한 재래식 미사일을 사용하더라도 핵 대응이 뒤따를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페스코프 대변인은 "우리의 원칙을 현재 상황에 맞출 필요가 있었다"며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을 계기로 서방과 대립이 격화한 상황이 핵 교리 개정으로 이어졌다고 인정했다.
교리는 "핵무기 사용은 국가 주권을 보호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이라는 것이 기본 원칙"이라며 "러시아는 새로운 군사 위협 및 위험의 출현으로 핵무기 사용 조건을 명확하게 해야 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