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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해외주식 주간거래 재개, 신중히 접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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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경 기자

승인 : 2024. 10. 23.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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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3분기 실적 시즌이 시작됐습니다. 이달 24일 KB증권을 시작으로 다음달 중순까지 신한투자증권,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주요 증권사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습니다. 증권가에선 대형 증권사들이 3분기 호실적을 거둘 것이란 낙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반면 해외 수수료 수익 부문은 시장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그 배경엔 지난 8월 발생한 미국 주간거래 '먹통 사태'가 있습니다. 증권사들은 사태의 중심에 있는 미국 대체거래소의 시스템 안정성이 검증돼야 서비스를 재개하겠다며 지금까지 서비스를 잠정 중단한 상황입니다. 주간거래는 국내 증권사가 미국 정규장 외 시간에도 주식거래를 지원해주는 서비스입니다.

미 주식시장 활황으로 서학개미가 크게 늘면서 주간거래를 통한 해외 수수료 수익은 증권사들의 주요 수입원 중의 하나였습니다. 주간거래 서비스를 가장 먼저 시작한 삼성증권의 경우 지난 7월 한 달 간 주간거래 거래액이 전체 해외주식 거래의 15%를 차지할 정도였으니까요. 다시 말해 주간거래 서비스의 중단 지속이, 증권사들 해외 주식거래 수수료 수익 감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겁니다. 특히 근래 국내 주식시장에 찬바람이 불었던 것을 생각하면 증권사 입장에선 주간거래 수익이 아쉬울 수 있죠.

더 나아가 4분기 실적에 미칠 영향도 무시할 수 없을거란 전망도 나옵니다. 최근 만난 한 증권사 관계자는 "가뜩이나 국내주식 거래가 줄어든 상황에서 해외 수수료 수익마저 감소하면서 증권사 입장에서는 여러모로 아쉽다"고 밝힌 것도 이런 맥락으로 읽힙니다. 이 때문에 증권가에선 주간거래 서비스가 언제 재개될지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분위기를 타 주간거래 서비스를 섣불리 재개해선 안 됩니다. 지난 사태와 같은 문제가 반복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먹통 사태의 핵심인 미국 대체거래소 시스템의 안정성은 여전히 검증되지 않았습니다. 재발 방지와 관련된 제도 개선도 언제 이뤄질지 기약이 없습니다. 지금 이대로 서비스를 재개했다간 투자자들 피해가 또 있을 수 있다는 얘깁니다.

금융투자협회의 후속 조치도 아쉽기만 합니다. 협회는 미 금융당국에 위법사안에 대한 조사를 의뢰할 계획이라고 하면서도 아직 정해진게 없다는 애매한 답변만 내놓고 있습니다. 먹통 사태가 발생한 지 석 달 가까이 되도록 위법 여부조차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는 건데, 납득이 되지 않는 부분입니다.

일부의 바람처럼 증권사 수익 감소 우려에 '설익은' 주간거래를 재개한다면 시장의 신뢰를 더 잃을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문제로 지적된 시스템 안정성 확보, 재발방지 대책 마련, 제도 개선 등은 꼭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금융당국의 관심과 함께 금융투자협회 후속 조치도 서두르길 바랍니다.
남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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