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인터뷰] 최윤혜 노블레스 연담 대표 “결혼 안 하는 청년들, 해법은 ‘부모 코칭’”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41021010011094

글자크기

닫기

박상욱 객원 기자

승인 : 2024. 10. 21. 10:42



결혼하지 않는 나라, 저출산과 고령화가 동시에 기록을 경신 중인 대한민국. 정부는 급기야 지난 6월 '인구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0.72명에 그친 데 이어, 최근 통계청은 고령인구의 구성비가 올해 19.2%에서 2072년 47.7%로 증가할 거란 예측을 내놨다. 생산연령인구 100명당 부양인구(유소년+고령자) 비율인 총부양비 역시 현재 42.5명에서 2072년 118.5명으로 3배 가까이 늘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세계 인구는 지금의 81억 6000만 명에서 2072년 102억 2000만 명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나라밖 상황은 이러한데, 기대수명 증가와 출산율 감소가 맞물려 나라 자체가 계속해서 늙어간다면 세계 속 강국, 부국으로서의 대한민국은 기대하기 힘들지도 모르겠다.
최윤혜대표
/최윤혜 노블레스 연담 대표
그러다 보니 지자체의 성혼 행정도 앞다퉈 생겨나고 있다. 성남시의 '솔로몬의 선택', 여주시의 '솔로엔딩', 김해시의 '나는 김해솔로' 등이 대표적이다. 결혼과 출산이 이제는 한 가정의 문제를 넘어 국가의 운을 가르는 중차대한 시대적 과제로 떠오른 것이다.

어떻게 하면 청년세대가 결혼을 지금보다 더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될까? 국내 정상급 한 성혼 티칭 고수는 문제의 타개책으로 '부모 코칭'을 말한다. 혼인생활에 관한 부모세대의 인식에도 변화가 일어야 한다는 의미다.

결혼정보업계에서 20여 년간 종사하며 서울 논현동 소재 결혼정보회사 노블레스 연담을 운영하고 있는 최윤혜 대표를 만나 청년세대의 혼인률을 높일 수 있는 부모의 역할에 대해 들어봤다.

최윤혜 노블레스 연담 대표는 국내 첫 리얼 중매쇼로 기획돼 지난해 인기리에 방영한 KBS Joy '중매술사'에 옐로 중매술사로 출연하며 이름을 알렸다. 방송에서 섬세한 촌철살인 코칭과 위트 섞인 구수한 입담이 출연진과 시청자의 공감을 이끌어내며 최다 출연 중매술사란 타이틀을 얻었다. 그녀와 함께 방송에 출연한 노블레스 연담의 회원은 모두 결혼에 골인한 것으로 전해진다. 최 대표는 오는 12월 방영되는 '중매술사2'(시즌2)에도 성혼 전문가로 출연한다. '중매술사2'는 이상민, 이지혜가 MC를 맡아 진행한다.

- 청년세대에 비혼 풍속이 생겨난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나?

결혼정보업계도 취업난, 내 집 마련 부담과 같은 경제적 이유를 가장 큰 원인으로 꼽는다. 그런데 속사정을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상대적 박탈감이 더 큰 문제인 것을 알게 된다. 왜냐하면 부모세대 역시 젊은 시절 결혼 전 경제적 부담에 처한 건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다만 과거에는 대부분 다 못 살았기에 흙수저, 금수저 구분이 지금보다 덜 부각됐다. 또 넉넉지 않은 신혼생활과 고된 출산 과정은 마땅히 치러야 할 통과의례로 인식하는 사회적 통념이 자리했다. 하지만 지금은 SNS 영향으로 너 나 할 것 없이 상향적 라이프스타일에 매료돼 있다. 상대적으로 비교가 되는 하향적 혼인생활은 차라리 회피하는 게 더 행복할 거란 편견이 젊은 세대 사이에 만연한 게 사실이다. 여기에 자녀의 혼사에 부모가 완강히 관여하지 못하는 세태 변화도 한몫 거들고 있다.

- 청년세대의 혼인을 장려하기 위한 비책은 무엇인가?

당연한 답이 되겠지만, 최상의 해결책은 청년세대가 스스로 결혼과 출산을 동경해 기꺼이 혼인에 나서는 풍토를 조성하는 것이다. 결혼 이후 삶의 변화를 바라보는 또래 집단의 인식이 지금보다 훨씬 더 긍정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성세대인 부모의 인식 변화가 선행되어야 한다. 오늘날 청년세대가 갖게 된 결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행복해 보이지 않는 부모의 모습에서 비롯된 게 맞다. 부모세대가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 지금의 청년세대를 낳고 길러내며 부모로서 경험한 행복에 대해 적극적으로 이야기해줘야 한다. 희로애락의 롤러코스터를 수없이 겪어온 것이 사실이지만 지나고 보면 힘든 날도 추억이 되지 않던가. 결혼, 출산, 양육의 여정을 자녀가 이어 나가는 것에 대해 부모가 먼저 담대해져야 한다. 비혼을 부추기는 담론을 멀리하고, 결혼의 장점에 대해 자녀와 허심탄회하게 소통해야 한다. 특히 자녀가 살아갈 새로운 시대의 혼인생활이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지 부모와 자녀 모두 더 성숙하고 진보한 관점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 자녀의 성혼을 바라는 부모에게 코칭을 해준다면?

권위적이거나 강압적인 태도로 결혼을 강요해서는 결코 안 된다. 그렇다고 마냥 친구처럼 같은 눈높이에서 이해하려고만 해도 안 된다. 결혼은 인륜지대사인 만큼 선택에 따른 책임감과 중압감을 외면할 수 없다. 결혼식 축가로 자주 불리는 '오르막길'(윤종신 작사·작곡)의 노랫말처럼 결혼생활이 오르막길이란 사실 그대로 자녀에게 이야기해주는 게 좋다. 범상치 않은 세간의 극단적 행복과 행운 또는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가정 내 역경과 불운은 배제하자. 결혼과 출산에 관한 보편적 행복 모멘트와 자녀가 살아갈 시대 변화상에 대해 의견을 나눠라. 이때 자녀와 적정한 심리적 거리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감정에 치우치지 말고, 논리로 설득하려고도 하지 말자. 자녀가 처한 사회적, 재정적 상황을 살펴 그에 맞는 혼인생활 시나리오를 함께 그려보는 것은 큰 도움이 된다. 결혼이란 화두에 대해 부모 자식 간 공감대가 형성되면 자녀가 결혼을 선택할 가능성은 높아진다.

최윤혜
/'중매술사1'의 MC 신동엽과 최윤혜 옐로 중매술사(좌)
- 노블레스 연담의 '부모 코칭' 서비스가 궁금하다.

KBS '중매술사' 방송을 보고 자녀의 중매를 의뢰한 부모 회원이 크게 늘었다. 자연히 부모의 사연을 경청하며 매칭을 주선하는 과정에서 '부모 코칭'의 필요성을 느끼게 됐다. 부모의 결혼관부터 인식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됐다. 입시 사정관 못지않은 전문가적 지원이 청년세대의 성혼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거란 확신이 들었다. 지금의 50~60대 부모와 결혼적령기의 자식은 부모가 짜준 학업 스케줄에 따라 자녀가 학원 곳곳을 다니며 대학 입시 등을 치러온 세대 간 조합임에 주목했다. 그래서 '부모 코칭'은 입시 상담과 비슷하게 전개된다. 회원의 스펙과 만남 후기, 잠재 매칭 가능성 등에 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부모의 시야를 넓혀주고 인식의 변화를 꾀해 최상의 솔루션을 찾는다. 회사 초청 또는 전화통화를 통해 강연 및 담화 형식으로 미혼 자녀와의 소통법, 변화하는 혼인 풍속, 결혼정보회사에서의 만남과 연애 등에 대해 일종의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올해 초 도입 후 반응이 좋아 횟수를 늘려오다 '부모 코칭'을 최근 업계 최초로 정식 성혼 서비스로 론칭했다. 노블레스 연담은 이 외에도 회원별 맞춤 '연애 코칭', 썸 단계를 넘어서지 못하는 남녀 회원을 위한 종합 애프터서비스인 '리트리트 서비스', 기독교 신앙인을 위한 '크리스천 전용 매칭'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박상욱 객원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