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CORSIA 인증' 제품 수출
"새 저탄소 신사업 포트폴리오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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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의 메인인 정통 정유사업은 경기 위축·전쟁 등 대외 불확실성에 의존해 실적이 롤러코스터를 탄다. 성숙사업인 탓에 획기적 초격차 기술을 벌이기도 어렵다. 허세홍 대표가 향후 30조원 규모의 시장 성장이 기대되는 SAF를 미래 먹거리로 삼는 동시에, 다양한 바이오 연료 사업으로 활로를 모색하는 배경이다.
19일 GS칼텍스는 SAF 제품 첫 수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해당 SAF는 세계 최대 바이오연료 생산기업인 네스테(Neste)로부터 100% SAF를 공급받아 일반 항공유와 혼합한 제품이다. GS칼텍스는 약 5000㎘의 SAF를 일본 메이저 상사 이토추를 통해 일본 나리타 공항에 지난 13일 공급했다. 향후 일본 주요 항공사 ANA, JAL 등에 판매될 예정이다.
GS칼텍스가 혼합 SAF 생산에 나선 것은 국제 기준에 발 맞추기 위함이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2027년부터 '국제항공 탄소상쇄·감축제도(CORSIA)'를 193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의무화할 예정이다. 항공사들은 ICAO로부터 CORSIA 인증을 받은 SAF를 사용하면 공식적으로 탄소 감축을 인정받을 수 있다.
GS칼텍스는 이를 대비해 지난해부터 네스테, 이토추와 긴밀하게 협업해왔다는 후문이다. GS칼텍스의 이번 SAF 수출은 국내 정유사 최초로 CORSIA SAF를 상업 판매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GS칼텍스 관계자는 "이번 수출을 시작으로 CORSIA SAF를 지속적으로 상업 판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GS칼텍스의 이번 수출이 항공유 분야에서 경쟁력을 이어가는 첫 발이 될지 주목된다. 우리나라는 항공유 수출 1위 국가로 알려져있다. 기존 항공유가 점진적으로 SAF로 전환됨에 따라, 업계에선 글로벌 SAF 시장이 2027년까지 3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유럽연합(EU)에서는 2025년부터 2% 혼합 SAF를 의무화하고, 혼합률을 2030년 6%, 2050년 70%까지 높일 예정이다. 우리 정부도 ICAO 규제에 따라 2027년부터 기존 항공유에 지속가능항공유(SAF)를 최소 1% 섞도록 의무화한다.
이에 GS칼텍스는 SAF 밸류체인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다. 회사는 포스코인터내셔널과 2600억원을 합작 투자해, 인도네시아에 연산 50만톤 규모의 바이오 원료 정제시설을 건설 중이다. 해당 시설은 다음해 2분기 상업가동 예정이다. 또 산업통상자원부의 '바이오 연료 실증 연구'에 참여해, 지난해 9월 국내 최초 지속가능항공유 시범 운항을 시작으로 총 6회에 걸쳐 성공적인 급유를 마쳤다. 이 밖에 또 바이오 원료를 생산하는 자회사 GS바이오에 490억원을 투자해 증설을 앞두고 있다.
GS칼텍스 관계자는 "회사는 저탄소 신사업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포트폴리오를 새롭게 구축하고 있다"면서 "이를 위해 연 10만톤 이상의 바이오연료 생산 능력을 확보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 "SAF 뿐 아니라 지속가능 선박유 등 바이오 연료 부문에서 꾸준히 성과를 내고 있다"면서 "지난해 세계적인 해운사인 머스크에 지속가능 선박유를 공급하고 HMM과도 관련 MOU를 체결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