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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슈퍼태풍 야기 여파로 71명 사망…철교 ‘뚝’ 끊어져 차량 추락도

베트남, 슈퍼태풍 야기 여파로 71명 사망…철교 ‘뚝’ 끊어져 차량 추락도

기사승인 2024. 09. 09.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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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ETNAM BRIDGE COLLAPSE <YONHAP NO-6091> (EPA)
7일 베트남에 상륙했던 슈퍼태풍 야기의 영향으로 홍강의 수위가 높아지고 유속이 빨라진 가운데 9일 베트남 북부 푸토성 퐁쩌우 다리가 붕괴됐다. 이날 교량이 무너지며 트럭 등 자동차 10대와 오토바이 2대가 강으로 추락, 13명이 실종됐다/EPA 연합뉴스
슈퍼태풍 야기가 강타한 베트남에서 태풍의 여파로 다리가 무너지는 등 사고가 잇따르며 사망·실종자가 최소 71명으로 불어났다. 추가 폭우까지 예상돼 산사태 위험이 높아지는 가운데 한국 기업 공장을 비롯한 현지 산업계 피해도 커지고 있다.

9일 베트남 국영방송 VTV에 따르면 지난 7일 태풍 야기가 베트남 북부에 상륙한 이후부터 9일 오후 5시까지 베트남에선 71명이 사망·실종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날 오전 10시경 북부 푸토성에서는 베트남 북부 최대 강인 홍강을 지나는 퐁쩌우 다리가 무너지며 트럭 등 자동차 10대와 오토바이 2대가 강으로 추락했다. 오후 1시경 구조 당국이 현장에서 3명을 구조해내 병원으로 옮겼지만 나머지 차량 승객 등 13명은 실종 상태다.

375m 길이의 이 다리는 절반 이상이 무너졌고 홍수로 일부 교각이 떠내려 갔다. 당국은 교량 붕괴의 원인이 태풍 야기의 여파로 홍강의 유속이 빨라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장을 지나던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에는 다리가 무너지면서 앞서 달리던 트럭이 강 아래로 추락하고 바로 그 뒤를 따라가던 오토바이가 간신히 추락을 모면하는 장면이 담겼다. 푸토성에는 군부대 등 300여명의 인력이 동원돼 야전 텐트를 설치하고 계속해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강물의 수위가 높은데다 유속이 매우 빨라 구조작업에 투입된 구조선이 즉시 휩쓸리는 등 난항을 겪고 있다.

이날 오전 북부 까오방성에서도 승객 등 20여명이 탄 버스가 산사태로 생긴 급류에 휘말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전날에도 북부 라오까이성 유명 관광지인 사파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6명이 숨지는 등 인명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이번 태풍 야기로 인한 부상자는 약 300명에 달한다.

태풍 야기가 남긴 상흔은 산업계에도 역력하다. 베트남 북부 제2의 도시이자 최대 수출항인 하이퐁은 사업체 수십 곳이 조업을 재개하지 못하고 멈춰섰다. 야기가 몰고 온 강풍에 LG전자 공장이 일부 무너진 것을 비롯해 공장과 제품들이 파손되는 피해가 잇따랐다. 태풍 피해로 전력 공급에 차질이 생기며 복구 작업과 조업 재개도 어려운 실정이다.

당국은 야기로 인한 산업계 피해 규모를 추산 중이며 초기 집계 결과 100곳 가까운 기업이 태풍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날 하이퐁을 방문해 현장을 살핀 팜 민 찐 베트남 총리는 462만 달러(약 62억원) 규모의 시 복구 지원 예산을 승인했다.

최영삼 주베트남 한국대사도 9일 하이퐁시를 긴급 방문해 한국 교민과 기업들의 상황을 챙겼다. 최 대사는 하이퐁경제구역관리위원회(HEZA) 위원장과 베트남전력공사(EVN) 관계자를 현장에서 면담하고 신속·안전한 전력 공급 재개와 인프라 정상화 등 베트남 당국의 협조를 요청했다.

야기는 올해 전 세계에서 발생한 태풍 가운데서는 두번째, 아시아에서는 가장 강력한 태풍이다. 베트남 기상당국은 "지난 30년간 베트남에 상륙한 태풍 중 가장 강력한 태풍"이라며 "최고 시속 166㎞의 강풍과 300㎜ 이상의 폭우를 몰고 오며 인명피해가 컸다"고 설명했다.

당국은 향후 24시간 동안 북부 랑선성·까오방성·옌바이성·타이응우옌성 등지에서 208∼433㎜의 폭우가 더 쏟아져 홍수가 발생할 위험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특히 북부 25개 성 중 꽝닌성 등 17개 성·130개 지역에서 폭우로 인한 산사태 발생 가능성이 크다며 시민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ASIA-WEATHER/VIETNAM <YONHAP NO-4660> (REUTERS)
7일 베트남 북부를 덮친 슈퍼태풍 야기로 하이퐁시 짱주예 공단에 위치한 LG전자 공장 일부가 파손됐다/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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