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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수지 석 달째 흑자인데… 작년보다 체감경기 더 차갑다

경상수지 석 달째 흑자인데… 작년보다 체감경기 더 차갑다

기사승인 2024. 09. 08.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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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지표·체감경기 괴리 커지는 현상
한은 "수출·내수 불균형 때문" 분석
고물가·고금리 길어지며 경기 악화
경제계 "가계부채 관리 등 개혁 필요"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석 달째 흑자를 기록하는 등 경기 회복세가 뚜렷해지고 있는데도 체감 경기에는 찬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2.0%를 기록하며 3년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가계의 장바구니 물가는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숫자로 나타나는 경제지표와 체감경기의 괴리가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경상수지 '역대급' 흑자인데…"작년 보다 경기 악화돼"

8일 관가와 경제계에 따르면 최근 발표된 주요 경제지표는 경기 개선을 가리키고 있다. 한국은행의 '국제수지 잠정통계'를 보면 지난 7월 경상수지는 91억3000만 달러 흑자로 같은 달 기준 2015년 이후 가장 큰 규모를 기록했다.

경상수지가 '역대급' 흑자를 기록한 것은 반도체를 비롯한 수출이 10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간 덕분이다. '8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전년 같은 달보다 11.4% 증가한 579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기존 역대 8월 최대인 2022년(566억 달러) 실적을 넘는 규모다.

정작 체감경기는 나아지지 않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지난달 22~28일 전국 5인 이상 기업 654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추석 경기가 '지난해보다 개선됐다'는 응답은 6.3%에 그쳤다. 반면 '작년보다 악화됐다'고 응답한 기업은 49.1%로 절반을 차지했다.

◇수출·내수 불균형에 고물가·고금리도 '체감온도' 떨어뜨려

결국 수출의 온기가 내수로 퍼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종웅 한국은행 조사총괄팀 차장은 "경제지표의 개선에도 불구하고 경기회복을 실제로 체감하기 어렵게 만드는 핵심 요인은 수출과 내수 간 불균형"이라고 지적했다.

여기에 장기화된 고물가·고금리 기조도 되살아난 경기의 '체감온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이 차장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둔화하고 있음에도 필수 소비재를 포함한 생활물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이는 대다수 경제주체가 느끼는 체감 물가가 지표 물가보다 더 높은 수준이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 외에도 집값 상승에 따른 자산 불평등 심화도 체감경기 악화 원인으로 꼽혔다.

◇"韓 경제, 수출에 기댄 불안 국면…가계부채 관리해야"

현대경제연구원도 '내수 회복 모멘텀의 실종 속 수출 경기 회복력의 약화' 보고서에서 우리 경제가 수출 호조에 기댄 불안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고 지적하며 "고금리로 인해 소비와 투자 심리가 충분히 살아나지 못하면서 실물 경기의 활력이 미약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향후 체감경기는 시차를 두고 되살아날 것으로 예상됐다. 이 차장은 "체감 경기 부진에는 경기적 원인 외에도 구조적 요인의 영향도 있는 만큼 체감 경기는 점진적인 속도로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체감경기를 회복시키기 위해 수출·내수 산업의 균형발전, 가계부채의 안정적 관리 등 구조개혁 정책도 병행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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