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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그램, 불법활동 시궁창·구매 최고 플랫폼...범죄 번성 방관”

“텔레그램, 불법활동 시궁창·구매 최고 플랫폼...범죄 번성 방관”

기사승인 2024. 09. 08.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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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텔레그램, 범죄 활동·허위정보·아동 성적 학대·테러·인종차별 확산 시궁창"
"범죄조직 구성·감시 회피 기능 제공, 범죄 번성 방관"
WSJ "해킹·무기·마약·아동 성적 학대 구매 최고의 플랫폼"
두로프 CEO
러시아 소셜미디어 텔레그램의 공동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파벨 두로프가 2015년 9월 2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피어 70에서 열린 '테크크런치(TechCrunch) 디스럽트(Disrupt) SF 2015'에서 말하고 있다./AFP·연합뉴스
소셜미디어 텔레그램이 범죄자·과격파·테러리스트들의 범죄 활동의 온상이 되고 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월스트리트저널(WSJ)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러한 보도는 러시아 태생으로 프랑스·아랍에미리트(UAE) 복수 국적자인 파벨 두로프 텔레그램 최고경영자(CEO·39)가 아동 포르노·사기·사이버 괴롭힘·마약 밀매·조직범죄·테러 옹호 등 각종 불법 콘텐츠가 텔레그램 내에서 무분별하게 유포·확산하는 걸 방치했고, 법 집행기관과의 협력 부족을 이유로 형사 처벌을 받을 위기에 몰린 상황에서 나왔다.

◇ NYT "텔레그램, 범죄 활동·허위정보·아동 성적 학대·테러·인종차별 확산 시궁창"
WSJ "해킹 데이터·무기·마약·아동 성적 학대 구매 최고의 플랫폼"

NYT는 1만6000여개의 채널에서 320만 건 이상의 메시지를 4개월간 분석해 텔레그램이 마약상·사기꾼·백인 우월주의자 등이 범죄 활동·허위 정보·아동 성적 학대 자료 등 사업을 공공연하게 하거나, 테러 및 인종차별 등 독성 발언을 퍼뜨리는 글로벌 시궁창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WSJ은 두로프 CEO 체포를 계기로 소아성애자 조직·신원 도용범·마약 밀매범들이 이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판매 창구로 이용한 방법이 주목받고 있다며 텔레그램이 해킹된 데이터와 무기부터 불법 마약·아동 성적 학대 자료까지 모든 것을 구매할 수 있는 최고의 인터넷 플랫폼이 됐다고 전·현직 법 집행 관리들과 사이버 범죄 연구자들을 인용해 전했다.

텔레그램
러시아 소셜미디어 텔레그램의 공동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파벨 두로프가 2016년 2월 23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 NYT "텔레그램, 범죄자들 대규모 조직 구성, 당국 감시 피할 기능 제공, 불법·극단주의 활동 번성 방관"

텔레그램은 범죄자·테러리스트·사기꾼이 대규모 조직을 구성하고, 당국의 감시를 피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해 불법·극단주의 활동이 이 애플리케이션에서 공개적으로 번성하는 데도 방관해 왔다고 NYT는 비판했다.

NYT는 전 세계 약 백만 명을 대상으로 활동을 조율하는 백인 우월주의자들이 운영하는 1500개의 채널을 발견했는데, 최소 24개 채널에서 무기를 판매했고, 팔로워 7만명 이상인 최소 22개 채널에서 합성 마약 MDMA·코카인·헤로인·기타 마약을 20개 이상의 국가로 배송할 수 있다고 광고했다고 전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ISIS(이슬람국가·IS의 옛 이름)·기타 테러 단체들이 수십 개의 채널에서 많은 팔로워를 확보하고 있는데, 하마스 관련 40여개 채널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해 약 1200명을 살해하고, 약 250명을 납치한 후 평균 시청률이 최대 10배 급증해 지난해 10월 한달 동안 4억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고 NYT는 전했다.

NYT 텔레그램
우크라이나 전쟁 등 전 세계 주요 뉴스를 속보로 제공하고 있는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의 텔레그램을 7일(현지시간) 캡처한 사진.
◇ WSJ "텔레그램, 아동 성 착취물 시청·공유 최고 애용 앱... 빠르고 기능적 앱, 특정 범죄자 전용 다크넷 대체"

WSJ은 국제 비영리단체가 텔레그램에 대해 범죄자들이 아동 성 착취물을 보고, 공유하는 데 가장 널리 사용하는 앱이라고 판단했다고 알렸다.

2년 전에 개설돼 약 3000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한 채널은 사기꾼들이 피해자 명의로 은행 계좌를 개설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큰 묶음의 여권·신분증·셀카를 샘플로 매일 선전, 회원들에게 전체 패키지를 구매하려면 비공개 채팅으로 연락하라고 공지했다고 WSJ은 전했다.

은행 및 투자 계좌 개설에 사용할 수 있는 도용된 신원을 제공하는 수천개의 텔레그램 채널과 그룹 중 '뱅크 스토어 온라인' 채널은 60개 이상의 은행과 개인용 80달러(10만7000원)·기업용 계좌 1800달러(241만원) 등 가상화폐 거래소 계좌를 판매하고 있었으며 결제는 가상화폐로 이뤄졌다고 WSJ은 밝혔다.

텔레그램이 등장하기 전 범죄자들은 일반적으로 특정 소프트웨어로만 접근할 수 있어 일반 인터넷 사용자들은 거의 접하지 못한 다크넷을 이용했는데, 이 마켓 사이트는 느리고 인터페이스가 투박하며 법 집행기관의 단속에 취약한 서버를 가지고 있었지만, 텔레그램은 빠르고 기능적이며 앱에서 직접 물건을 쉽게 사고, 팔 수 있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이러한 이 플랫폼의 유용성 때문에 여러 유형의 범죄 행위, 특히 도난당한 개인 테이터와 아동 학대 자료의 판매가 급증했다고 연구자들이 분석한다고 WSJ은 전했다.

젤렌스키 텔레그램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텔레그램에 우크라이나어로 게재한 사진과 관련 내용을 캡처한 사진.
◇ NYT "텔레그램의 유해 활동 방치, '정부의 개인 말·행동 간섭 불가' CEO의 신념서 비롯"

NYT는 이러한 유해 활동에 대한 텔레그램의 관용은 정부가 온라인에서 사람들의 말·행동에 간섭해서는 안 된다는 열렬한 신념을 가진 두로프 CEO로부터 시작됐다며 그가 지난 4월 24일 텔레그램에 "전적으로 우리 결정에 따라 사용자가 원하는 것, 즉 사용자가 스스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검열되지 않은 정보와 의견에 대한 접근 권한을 항상 제공할 것"이라고 썼다고 보도했다.

이렇게 자유롭게 소통하는 방법은 이러한 것이 필요한 권위주의 국가의 국민에게 도움을 주기도 했지만, 최근 영국에서 발생한 반(反)이민 폭동, 아일랜드의 이주민 주거 센터 방화 사건 등에서 보듯 텔레그램이 혐오 담론 확산에 한몫을 했다.

신파시스트들이 폭력을 조장하는 메시지와 동영상을 공유하는 텔레그램의 '테러그램'을 2022년 슬로바키아의 한 LGBTQ(동성애자·양성애자·성전환자 등 성 소수자) 바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 등 여러 공격과 연관돼 있다고 NYT는 전했다.

텔레그램의 운영이 소수에 의해 스타트업처럼 운영되는 것도 불법 콘텐츠가 방치되는 한 요인인 것으로 보인다.

사용자가 10억명을 육박하지만, UAE 두바이에 본사를 둔 텔레그램은 약 60명의 정규직 직원과 조정자로서 일하는 수백명의 계약직만 고용해 스타트업처럼 운영돼 법 집행기관의 지원 요청을 대부분 무시하고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 두로프 CEO "사기 이용 '근처 사람들' 기능 폐쇄, '근처 기업들' 제공...익명 블로그 서비스, 비활성화"

이러한 상황에서 두로프 CEO는 전날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텔레그램 내 검열 개선과 문제 기능 삭제 등 방안을 공개했다.

그는 주변에 텔레그램을 쓰는 다른 이용자가 있는지 확인하는 '근처 사람들(People Nearby)' 기능에 대해 "텔레그램 사용자의 0.1% 미만이 사용했던 이 기능은 봇(bot)과 사기 문제를 갖고 있었다"며 "우리는 대신 합법적이고 확인된 업체만 보여주는 '근처 기업들(Businesses Nearby)' 기능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텔레그램의 익명 블로그 서비스인 텔레그래프의 미디어 업로드 기능이 '익명의 행위자'들에 의해 오용되고 있다며 이를 비활성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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