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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이앤씨는 한국수력원자력이 발주한 충북 영동군 영동양수발전소 공사를 따냈다고 21일 밝혔다.
영동양수발전소는 충북 영동군 상촌면 및 양강면 일원에 건설된다. 2030년 하반기 준공되면 500MW(메가와트) 규모의 전력을 생산하게 된다. 약 11만 가구가 매년 쓸 수 있는 전력량이다. DL이앤씨는 전체 공사 중 5034억원에 달하는 △상·하부 댐 △지하 발전소 △수로터널 등 토목공사를 수행한다.
국내에서 양수발전소가 지어지는 것은 2021년 예천양수발전소 이후 처음이다. 양수발전은 심야시간대의 싼 전기나 신재생 발전을 통해 얻어진 전기로 하부 댐의 물을 상부 댐으로 끌어올려 저장한 후 전력 수요가 증가할 때 상부의 물을 하부로 낙하시켜 전력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40~60년에 달하는 긴 수명에 안정성이 높고, 에너지 저장 용량이 크다는 장점이 있다.
DL이앤씨는 현재 인도네시아에서 1억3900만달러(약 1900억원) 규모의 다목적댐 공사를 진행하는 등 국내 건설사 중 최다 수력발전·댐 시공 실적을 보유해 노하우를 인정받아 사업을 수주할 수 있었다. 앞서 △이란 카룬 댐 △파키스탄 굴푸르 수력발전소 등 다수의 대형 프로젝트도 성공적으로 마친 바 있다.
물과 전기의 특징이 혼합된 양수발전소는 다른 시설물보다 더 높은 내구성과 안정성이 요구된다. 사고가 나면 초대형 재난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어서다. 같은 맥락에서 공사 수행능력과 시공 계획 등을 기준으로 한 기술점수 가중치는 80%였다. 종합심사낙찰제 방식으로 발주된 것을 감안하면 역대 최고치다.
바로 직전인 예천양수발전소를 건설한 경험도 주효했다고 DL이앤씨는 설명했다. 이번 수주에서 당시 현장 실무자들과 입찰 전담조직이 함께 구성한 '원팀'의 역할이 컸다는 것이다.
혁신 기술력도 높이 평가받았다. 영동양수발전소는 상부 댐과 하부 댐을 연결하기 위해 길이 430m의 수직터널을 건설하는 고난도 공사다. 아파트 약 143층과 맞먹는 높이다. DL이앤씨는 암반에 약 0.3m의 구멍을 만들어 커터(칼날)이 장착된 수직 터널 굴착기를 삽입하고, 이를 회전시켜 암반을 뚫는 'RBM(Raise Boring Machine)' 공법을 적용할 예정이다.
유도선 역할을 하는 작은 구멍을 똑바로 뚫으려면 수직 굴착 기술력이 담보돼야 한다. 성공적인 공사를 위해 DL이앤씨는 구멍을 뚫을 때 장비를 수직으로 세워주는 '자동수직유지장치'로 이를 구현할 방침이다.
DL이앤씨 관계자는 "기술과 품질·안정성 등을 까다롭게 검증하는 한수원 발주 프로젝트 수주를 통해 회사의 기술력·경쟁력이 검증됐다"며 "이번 수주로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양수발전 사업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