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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731부대 전 부대원 中 하얼빈 현장 찾아 참회

日 731부대 전 부대원 中 하얼빈 현장 찾아 참회

기사승인 2024. 08. 13.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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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 79년 만에 양심선언
인체 해부 등 전쟁 범죄 4개월 이상 목격
日, 역사 직시해야 주장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인간 생체실험을 자행했던 일본 731부대 전 부대원이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哈爾濱)시에 소재한 만행 현장을 찾아 79년 만에 참회했다. 731부대의 존재조차 부인했던 일본의 입장에서는 머쓱한 상황이 됐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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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중국을 찾은 후 다음날 731부대의 옛 본부에 마련된 희생자들의 추도비에 참회와 사죄를 하는 전 부대원 시미즈 히데오 씨./신징바오(新京報).
관영 신화(新華)통신을 비롯한 매체들의 13일 보도에 따르면 731부대 소년병 출신인 시미즈 히데오(淸水英男·93) 씨는 전날 저녁 여객기를 통해 하얼빈에 도착한 다음 이날 오전 사령관실과 표본실, 살아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동상을 실험했던 곳 등 과거 731부대 본부로 사용됐던 건물을 찾았다. 그는 표본실에서 우선 포르말린병에 담겨 있는 해부된 다양한 인간 장기를 쳐다보면서 과거를 참회했다. 이어 실험 대상으로 사용된 죄수들의 뼈를 수집하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또 일제의 항복 직전 731부대가 범죄 증거를 감추기 위해 감옥 등 시설을 폭파했을 뿐 아니라 수감자들을 학살하고 시신을 불태웠다고 털어놨다. 자신이 폭탄 운반과 불태운 유골을 수습하는 일에 참여했다는 사실 역시 고백했다. 이어 그는 "많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중국에 온 것은 일본 당국이 역사를 직시하고 평화를 수호하면서 전쟁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를 바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이 1945년 하얼빈에 파견한 마지막 731부대 대원 중 한 명으로 현장에서 병원균 배양과 인체 해부, 인체 실험 등 전쟁 범죄를 4개월 이상 목격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다 그해 8월 14일 퇴각하는 일본군과 함께 중국을 떠났다.

14세의 나이에 학교 선생님 추천으로 731부대에 들어갔다는 그는 자신의 경력을 숨겨오다 2016년 진실을 밝힌 다음 공개 강연과 인터뷰를 통해 일본군의 만행을 폭로하기 시작했다. 그는 12일 중국 당 기관지 런민르바오(人民日報) 기고문을 통해서는 일본 귀국 후 복무 경력을 숨기고 부대와 연락하지 말 것을 상부로부터 지시받았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런 이력에 대한 죄책감 때문에 그는 그동안 중국에 가서 희생자들을 기리고 유족들에게 사죄하고 싶다는 뜻을 강하게 나타내온 바 있다. 그러다 일본 민간단체들의 기부를 통해 마침내 뜻을 이룰 수 있었다. 일본 입장에서는 진짜 난감한 상황이라고 해야 할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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