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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권 그린벨트 해제 유력…“집값 안정 효과는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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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준 기자

승인 : 2024. 08. 11. 17:06

국토부·서울시, 강남·서초·송파구 등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강남 세곡·자곡, 서초 내곡, 송파 방배동 등 후보지로 거론
"공급까지 수년 걸려 실효성 의문…'로또 청약' 조장 우려도"
그린벨트
수도권 일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너머로 아파트 단지가 보인다./연합뉴스
정부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서울 아파트값을 잡기 위해 서울과 서울 인근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해제키로 하면서 유력 후보지에 관심이 쏠린다. 시장에선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인근 그린벨트가 대거 풀릴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다만 그린벨트 해제부터 입주까지 수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는 만큼, 가시적인 집값 안정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명박 정부의 보금자리주택에서 발생했던 '로또 분양' 부작용이 재현될 것이란 우려 역시 적지 않다. 이들 지역에서 공급되는 물량들에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될 예정이어서 시세차익을 노린 청약자들이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11일 대한민국 전자관보 및 서울시보에 따르면 지난 8일 국토교통부는 송파구 방이·오금·마천동, 경기 하남시 감일·감북·초이·감이동 일대 10.58㎢ 지역을, 서울시는 서초구 내곡·방배동 등과 강남구 개포·자곡·세곡·수서동 등 79개 법정동 125.16㎢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각각 묶었다.

정부가 같은 날 서울 및 서울 인근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를 해제해 내년까지 신규택지 후보지 8만가구를 지정하기로 발표한 데 따른 투기 유입을 막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시장에선 강남 3구, 경기 성남시 등 수도권 동남권 일대 그린벨트가 다수 해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산지가 많은 강북권은 비교적 개발이 어려운 데다, 집값 안정 효과를 높이기 위해선 이들 지역에 많은 주택이 공급돼야 한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어서다.

이렇다 보니 그린벨트 해제 예상지 인근 토지를 선점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서초구 내곡동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정부가 그린벨트 해제를 발표한 직후부터 주말 내내 괜찮은 토지 매물이 남아있느냐는 문의가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린벨트 해제로 인한 집값 안정 효과에 대한 실효성 의문이 끊이질 않고 있다. 오는 11월 예정된 신규택지 지정 이후 실입주까지 최소 7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서다. 김선주 경기대 부동산 자산관리학과 교수는 "지금까지 정부가 주택 공급량을 늘린다고 공언해 왔지만, 실제 효과는 미미했던 만큼 시장의 불신이 커지고 있다"며 "불붙은 서울 아파트 수요 심리를 단기간 안정시키는 데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그는 그린벨트 해제 지역에 들어서는 공공주택들이 과거 이명박 정부의 보금자리주택처럼 '로또 청약' 단지로 전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그린벨트 특성상 사업에 필요한 토지 가격이 비교적 저렴하기 때문에 분양가가 낮아질 수밖에 없다"며 "이럴 경우 최소 수억원에서 최대 십수억원의 시세차익 기대가 발생할 수 있어 특정 단지로 청약 수요가 쏠릴 수 있다"고 했다.

실제 지난달 16일 강남 세곡지구 '세곡 푸르지오' 아파트 전용면적 84㎡형은 2011년 1월 분양 당시 가격(3억4200만원)과 비교해 4배 이상 오른 15억원(4층)에 팔린 바 있다.

그린벨트 해제 조치가 녹지 훼손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는 비판도 쏟아지고 있다. 김효선 NH투자증권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서울은 인구 1인당 도시 녹지 면적이 전국 평균의 약 10%도 되지 않을 정도"라며 "보존 가능한 지역은 미래 세대를 위해 지키고, 지금까지 계획한 신도시 조성 사업에 집중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전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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