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도 집중, 부품 재고관리 체계 구축
내년 새로운 콤팩트 전기차 모델 출시
경차 비중확대… 현지맞춤전략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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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연간 400만대 이상의 신차가 팔리는 세계 4대 자동차 시장이지만 수입차의 점유율은 6%도 되지 않는다. 또한 신차 시장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2.2%로 유럽(14.6%)·한국(9.2%)·미국(7.6%) 등 글로벌에서 전동화 전환이 더딘 곳 중 하나다.
현대차는 이러한 악조건을 일본 맞춤형 모델과 업계 최고 수준의 AS 시스템으로 극복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경차 비중이 40% 이상인 현지 사정을 고려해 콤팩트 전기차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아울러 무공해 전기버스 운행을 통해 현대차의 친환경차 이미지를 강화할 방침이다.
23일 현대차에 따르면 현대차 일본법인은 이달 18일 일본 도쿄의 임페리얼 호텔에서 일본 가고시마현을 중심으로 운수·관광 서비스업을 영위하는 이와사키그룹과 무공해 전기버스 '일렉 시티 타운' 공급을 내용으로 하는 구매의향서(LOI) 체결식을 진행했다.
구매의향서는 본 계약에 앞서 일부 구체적인 계약 조건을 제외하고 큰 틀에서 계약 체결과 관련된 상호간 합의 사항을 정한 것이다. 현대차는 올해 4분기 출시되는 전기버스 일렉 시티 타운 1호차 전달을 시작으로 내년 1분기까지 총 5대를 공급한다.
이와사키 요시타로 이와사키그룹 사장은 "현재 일본에는 중국산 전기버스도 판매가 되고 있지만 무엇보다 품질 신뢰도가 높은 현대차의 전기버스를 선택했다"며 "향후 야쿠시마에서 운행하는 차량을 모두 EV로 교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번 구매의향서 체결에서 눈길을 끈 것은 현대차가 일본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전기버스인 일렉 시티 타운의 운행 지역으로 사전 선정된 곳이 1993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선정된 야쿠시마라는 점이다.
야쿠시마는 일본 열도의 남서쪽 말단에 위치한 섬으로 해발 1000m 이상의 산지에 아열대와 아한대의 기후가 동시에 나타난다. 다양한 식물 생태계가 구성돼 있고 수천년 수령의 삼나무숲과 습지 등 특색 있는 자연 환경이 형성된 곳이다.
경이로운 자연경관으로 '바다 위의 알프스'라 불리며 세계적인 친환경 관광지로 손꼽히는 야쿠시마는 자연의 보존과 공해물질 배출 억제가 꼭 필요한 지역이기에 현대차가 일본 내 첫번째 전기버스 운행지로 이곳을 선택한 것은 더욱 의미가 깊다.
현대차가 일본에서 처음 선보일 일렉 시티 타운은 현지 상황에 맞춰 특화 개발된 9m급 전장의 중형 저상 전기버스이다. 145kWh 용량의 배터리와 최고출력 160kW를 발휘하는 고효율 모터가 탑재됐다. 이를 통해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가능거리는 220㎞(일본 기준) 이상을 확보할 예정이다.
충전은 일본 현지 사정에 맞춰 차데모(CHAdeMO) 방식을 적용해 충전 인프라에 대한 접근성을 높인 동시에 최대 180kW급 급속 충전이 가능하다. 지난 5월에는 일렉 시티 타운 시험차량으로 야쿠시마의 현지 버스 노선 중 가장 험난한 2개 코스에서 주행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현대차는 일본 시장에 맞게 모델뿐만 AS 시스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정비·수리로 인한 운행 중단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95% 이상의 부품을 2일 안에 납품할 수 있는 재고 관리 체계를 갖출 예정이다. 타이어 등 손상이 자주 발생할 수 있는 부품은 교체 비용의 일부를 지원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인 야쿠시마에 현대차의 일본 내 첫 전기버스인 일렉 시티 타운을 공급하게 돼 뜻깊다"며 "전동화 선도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더욱 굳히고 현지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EV Life'의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업계 전문가는 현대차가 일본 전기차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가격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전기차 모델 간의 가격 비교를 넘어 일본에서 판매되고 있는 동급의 하이브리드나 내연기관 모델과 비교했을 때도 가격경쟁력을 갖출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