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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졸자 넘쳐나는 韓…‘블루칼라’ 인정받는 이 나라는

대졸자 넘쳐나는 韓…‘블루칼라’ 인정받는 이 나라는

기사승인 2024. 07. 22.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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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명 중 7명 대학진학하는 韓
한정된 사무직에 대졸백수 400만명
선진국선 AI 대체 적은 블루칼라 직종 주목
미래 일자리 개편 맞춰 교육구조 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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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대학 졸업 후 일도, 구직 활동도 하지 않는 대졸 백수가 400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이 같은 이유 중 하나로 우리나라의 높은 대학진학률이 꼽힌다. 인공지능(AI)으로 인한 일자리 감소 영향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함께 블루칼라 직종에 대한 처우 개선 노력, 교육구조 개선, 직업교육 강화 등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에선 생성형 AI 발달로 화이트칼라 직종의 일자리 감소 전망과 함께 갈수록 '대졸 프리미엄'이 줄어들고 있는데 비해 AI가 대체하기 어려운 용접공 등을 비롯한 블루칼라 직종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일본은 가업을 이어받는 경우가 많은 점이 대학 진학 선호를 일부 상쇄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견고한 노동시장 이중구조 탓에 일자리 미스매치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22일 국가별 대학진학률을 보면, 미국은 60%대, 일본은 50%대에 그치는 반면 우리나라는 70%대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대졸자가 쏟아지고 있지만, 양질의 일자리 창출도 AI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어렵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최근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AI 시대 본격화에 대비한 산업인력양성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국내 전문직 일자리 196만개가 AI에 대체될 수 있다고 분석됐다. 이는 전체 위험군(327만개)의 59.9%를 차지한다.

실제로 미국에선 이미 이같은 전환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실시된 대규모 구조조정 이후 많은 기업들이 재고용할 계획이 없거나 이전보다 적게 고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케팅 등 분야에서 챗GPT를 활용해 카피라이터를 대체하거나, 회계 등 업무에서 일손을 현재도 충분히 덜 수 있는 서비스가 나오면서다.

반면 블루칼라 직종은 인기를 끄는 모양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미국 노동부 통계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도제식 견습 교육이 따르는 기계공은 시간당 23.32달러(약 3만원), 목수는 시간당 24.71달러(약 3만2000원)를 벌고 있었다. 미국 전체 평균 임금 중간값은 22.26달러(약 2만 9500원)다. 숙련된 기술이 있다면 학위가 없어도 높은 대우를 받게 된 셈이다. 이외에도 미국은 레스토랑·테마파크 등 레저, 서비스업 일자리를 비롯해 제조업·물류업 일자리도 코로나19 이전보다 늘면서 이 같은 흐름이 이어졌다.

이처럼 블루칼라 일자리의 견조한 고용세 탓에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16∼24세 연령층의 대학 진학률은 코로나19 대유행 직전인 2019년 66.2%에서 2022년 기준 62%까지 급감했다. 저임금·육체노동 중심의 일자리가 아니라 임금 상승, 직업인식 개선 등이 이뤄지며 Z세대에게 좋은 일자리로 인식이 변한 점도 한몫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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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공부가 적성에 안 맞으면 기술이라도 배워" 사라진 韓
그러나 한국의 경우 국내기업의 AI 도입률은 4% 수준으로 여전히 낮고, 노동시장 이중구조도 견고한 탓에 교육구조는 쉽사리 바뀌지 않고 있다. 최근 정부가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을 표방하며 직업계고를 첨단산업과 연계해 지역육성형으로 양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지만, 대학을 가야 한다는 인식은 공고해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한국리서치가 발표한 '2023 교육인식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대학 진학이 필요하다는 의견은 2021년 65%, 2022년 65%에서 지난해 68%로 되레 높아졌다. 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대학 취학률은 76.2%로, 2018년(68.7%) 이후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사실상 지방에선 원서만 넣어도 합격하는 대학들이 수두룩한 탓에 잇단 하향취업으로 대졸자가 고졸 일자리마저 잠식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직무급 적용 기업이 적은 탓에 중소기업마저 막연히 더 높은 스펙을 요구하고, 막상 취업한 청년들은 만족하지 못 해 금방 나오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셈이다.

◇교육구조 개선 시급…고급인력 양성과 함께 소멸 일자리 들여다봐야
다만 급격한 저출산에 향후 고급인력도 부족해질 것이란 전망도 함께 제기되는 상황이다. 앞선 산업연구원 보고서는 "미래 지속·창출 일자리 전망과 해당 일자리에 요구되는 숙련 양성으로 AI 시대의 일자리 소멸에 대한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면서 "인공지능 활성화를 위한 산업인력양성 촉진도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소프트웨어는 학사, AI는 석·박사로 혼재·이원화된 인력육성 학제 운영을 정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일원화된 AI 중심 학사-석사-박사 체계 및 성과평가 정비로 인공지능 분야의 고숙련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아울러 해외인력 유치를 위한 비자발급 개선 및 AI 인력 취업연계 트랙 신설 등 정책지원이 강화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정부 관계자는 대졸 백수가 늘고 있는 현황에 대해 "원활한 일자리 매칭과 신속한 인력양성을 위한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ALMP)도 강화하는 구조적 노력도 병행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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