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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이초 교사 1주기 당일인 지난 18일 전국 곳곳에서 대규모 추모 행사가 열린 데 이어 이날은 초등교사노조 주최로 행사가 열렸다.
주말에 장마철 습하고 더운 날씨가 겹친 와중에도 행사장에는 추모식을 2시간 앞둔 정오께부터 검은 옷을 갖춰 입은 교사 수십 명의 줄이 길게 늘어섰다. 이들은 차례로 헌화하고 묵념하며 1년 전 세상을 떠난 서이초 교사의 명복을 빌었다.
행사에 참석한 교사들은 서이초 사건이 교권 보호에 대한 사회적 논의에 불을 붙였지만 변화를 체감하기는 어렵다는 안타까움도 드러냈다.
어린 자녀와 함께 행사를 찾은 인천의 한 초등학교 교사 서모씨는 "다시는 이런 선생님이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방문했다"며 "아이들을 가르치는 데 목숨을 걸어야 하는 것이냐"고 되물었다. 그는 "(서이초 사건 이후) 집회는 많이 나갔는데 뭐가 바뀌었는지는 모르겠다"며 "여전히 본인이 기분 나쁘면 아동학대로 신고하겠다는 사람은 많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인근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일하고 있다는 23년차 교사는 "여전히 힘들어하는 선생님들이 주변에 많다. 집회도 여러 번 나갔는데 나아지지 않아서 패배감마저 든다"며 "교사로서 소신 있게 교직 생활할 수 있는 풍토가 마련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작년 세상을 등진 경기 의정부 호원초 교사와 서울 양천구 신목초 교사 등에 대한 순직과 산재 인정을 촉구하기 위한 서명 운동 등도 진행됐다. 오후 2시께 시작된 추모식에서 참가자들은 숨진 교사들의 명복을 빌고 교권 보호를 촉구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앞서 작년 7월 18일 서이초 신규 교사가 숨진 채 발견된 이후 교사들 사이에선 교권 보호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불붙었다. 고인이 학부모 괴롭힘 등에 시달렸다는 의혹도 일었으나 사건을 조사한 경찰은 그런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결론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