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원희룡 캠프 물밑접촉 시각
결선투표전 극적 단일화 없더라도
친윤 지지자들 2위에 몰릴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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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정치권에 따르면 오는 23일 국민대회 전당대회를 앞두고 나 후보와 원 후보 간 단일화 가능성이 끊임없이 거론되고 있다. 한 후보는 '김건희 여사 문자 파동' 이후 오히려 지지율이 상승해서다.
뉴시스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4~15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일주일 뒤 열리는 7·23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결선 투표를 가정한 양자대결을 실시할 경우 한 후보가 50% 안팎의 지지로 다른 후보를 앞선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도출됐다.
한 후보와 나 후보의 양자대결 구도에서는 49.4%가 한 후보를, 24.8%가 나 후보를 지지했고, 한 후보와 원 후보의 대결에서는 각각 52.8%, 18.6%가 도출됐다. 양자 대결을 할 경우 한 후보가 월등히 앞서고 있다.
하지만 이런 압도적인 여론조사에도 결과를 뒤집은 선례가 있다. 2021년 전당대회 당시에도 나 후보는 당시 이준석 대표와 사전 여론조사 대결에서 밀렸지만, 막상 뚜껑을 열었을 때 4%포인트 차로 이긴 전례가 있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나·원 두 후보 캠프의 실무진들은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두고 접촉 중에 있다고 제기했다. 다만 이런 움직임에도 두 후보가 전당대회 전 단일화에 합의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남은 시간이 6일밖에 안 되기 때문에 물리적인 시각에서 힘들다는 점이다. 또 1차 결과도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어느 한쪽도 포기할 명분이 부족해 단일화 연대를 거론하기 어려워서다.
여권 관계자는 "사전 투표에서 똑같이 이뤄진다는 보장은 있지 않지만, 단일화를 통해 한 후보를 이길 수도 있다"며 "다만 결선 전 3등과 2등 후보 간 연대는 쉽지 않아 보인다. 어느 한쪽이 완전히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여론조사에서 한 후보가 일방적으로 앞서는 바람에 단일화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며 "이에 따라 나 후보 원 후보 모두 토론회 합동설명회를 계기로 주도권을 쥐락펴락하는 스탠스만 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결선투표 전 두 후보의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지지자들 사이에선 단일화가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따라 친윤계가 2위 후보에 몰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또 다른 여권 관계자는 "한 후보를 선호하지 않는 당원들 내부에는 일종의 연대 같은 게 형성됐다"며 "단일화가 일어나지 않더라도, 2위 후보에게 표가 몰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한 후보는 나·원 후보가 단일화하더라도 결과는 바꿀 수 없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전날 충청권 합동연설 후 기자들과 만나 "정치적 기술이 민심과 당심의 흐름을 꺾을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