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교섭 절차 일원화해 효율적인 교섭 체계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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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지난달 27일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를 규정한 노동조합법 29조 2항 등에 대한 위헌소원에서 재판관 5:4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앞서 2012년에도 헌재는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해당 조항에 같은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심판 대상에 오른 법률 조항은 한 사업장에 복수의 노동조합이 구성된 경우 교섭대표 노동조합을 통해 교섭하도록 하고 일정 기간 내에 자율적으로 교섭대표 노동조합을 정하지 못할 경우 과반수 노동조합이 교섭대표 노동조합이 되며, 교섭대표 노동조합만이 쟁의행위를 주도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청구인 측은 해당 조항이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3권을 과도하게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헌법상 기본권인 단체교섭권의 질적 차이가 조합원 수에 따라 결정될 수는 없으며 단체교섭 상대방이자 의무자인 사용자가 단체교섭의 행사 방식과 대상을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것은 형평 원칙에 반한다고도 지적했다.
그러나 헌재는 "창구단일화 제도는 복수노조와 사용자 간 교섭 절차를 일원화해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교섭 체계를 구축하고 조합원들의 근로조건을 통일한다는 점에서 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합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또한 소수노조가 자체적 파업에 나설 수 없어 단체행동권을 침해받고 있다는 주장에는 "교섭대표노동조합이 아닌 노조도 쟁의행위 찬반 투표 참여를 통해 쟁의행위에 개입할 수 있어 침해의 최소성과 법익의 균형성도 충족한다"고 봤다.
다만 이은애·김기영·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은 "노동조합법에 규정된 개별교섭·교섭단위분리·공정대표의무만으로는 소수 노조의 절차적 참여권 등의 권리를 보장할 수 없다"며 "해당 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해 헌법에 위반된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한편 민주노총은 지난달 27일 헌재 결정 직후 성명을 내고 "헌법상 노동3권의 실질적 보장을 부정한 헌재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