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큰 범죄로 발전할 수 있어 보다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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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2년에는 대전에 사는 40대가 소형견인 포메라니안을 뼈가 부러지도록 집어던져 동물학대한 혐의로 기소돼 항소심에서 벌금 1500만원을 선고받았다. 그는 범행 당시 강아지 1마리의 뒷다리를 잡고 던져 양측 골반이 골절되도록 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안겼다.
국민 4명 중 1명은 동물을 키우고 있고 소중한 가족의 일원이라는 의미에서 '반려동물'이라는 용어까지 사용하고 있지만 동물학대 범죄 역시 끊이지 않고 있어 보다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30일 경찰에 따르면 동물보호법 위반 접수 사건 건수는 2010년 69건에서 2020년 992건, 2021년 1071건, 2022년 1236건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2021년 동물보호법 개정안 시행으로 처벌 수위가 높아졌지만 관련 범죄는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기르던 동물을 잔인하게 죽이거나 상해를 입히는 등 동물학대 범죄가 늘었지만 구체적 양형 기준이 따로 없어 그간 제대로 된 처벌이 이뤄진 사례는 드물었다. 이에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지난달 17일 동물보호법 위반 범죄 양형 기준을 새로 마련했다.
양형위는 동물을 잔인한 방법으로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 등의 구체적인 범죄를 양형에 고려하는 한편,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동물 상해 범죄에 대한 양형 기준도 신설하기로 했다.
이 밖에도 △도박·광고·오락·유흥 등 목적으로 상해를 입히는 행위(민속경기 등 제외) △그 밖에 정당한 사유 없이 고통을 주거나 상해를 입히는 행위 △반려동물 사육·관리 또는 보호 의무를 위반해 상해를 입히거나 질병을 유발하는 행위 등도 양형에 반영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동물학대 범죄가 줄어들지 않는 배경에 대해 동물을 마음대로 입양하거나 사고 팔 수 있는 우리나라 특유의 유통 시스템을 지적했다. 나아가 철저한 법 집행과 범죄기록 관리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진경 동물권행동 카라 대표는 "사고 팔수 있는 쉬운 입양절차 때문에 동물들을 구해서 학대 대상으로 삼을 수 있는 게 문제지만, 동물학대에 대한 시민의식이 높아진 만큼 법이 따라가주지 못하는 것도 제일 큰 문제"라며 "가정과 학교에서도 동물에 대해 사회적으로 정비가 돼야하고, 범죄를 저지른 사람에 대해서도 촘촘하고 철저한 사법부의 강력한 처벌 등이 맞아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영선 경기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동물학대 범죄를 저지르는 건 대부분 정신이 왜곡된 사람들"이라며 "(더 큰 범죄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사람들에 대한 범죄 기록을 관리하고 보호감찰, 수강명령, 치료 명령 등을 내리거나 경찰관, 보호관찰관과의 협업 등을 통해 보다 적극적으로 신경써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