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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 조기 분리·위탁 종료… 라인야후 ‘脫네이버’ 가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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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재 기자

승인 : 2024. 06. 18. 18:01

유일 한국인 신중호 CPO 이사직 퇴단
페이 등 종료, 소프트뱅크 전환 움직임
국회과방위, 최수연 대표에 질의 예정
일본의 국민 메신저 '라인'을 운영하는 라인야후가 '탈(脫)네이버' 방침을 선언했다. 한국 네이버와 일본 소프트뱅크의 합작사인 라인야후는 네이버와의 시스템 분리를 앞당기고, 위탁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이데자와 다케시 라인야후 CEO는 이날 오후 일본 도쿄에서 열린 제29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라인야후는 네이버 클라우드와 종업원용 시스템과 인증 기반 분리를 2024년도 중으로 완료할 것"이라면서 "거의 모든 국내용 서비스 사업 영역에서 네이버와 위탁 관계를 종료하겠다"고 말했다.

이데자와 CEO는 "당사 자회사는 2026년 중으로 (네이버와) 시스템 분리 완료를 예정했으나 한층 앞당길 것"이라며 네이버와 관계 단절을 가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라인야후는 라인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에 따른 보안 대책 강화 방안과 관련한 구체적인 계획은 다음달에 공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데자와 CEO는 관심을 모았던 네이버와 자본 관계 재검토 문제에 대해서는 "현시점에서 결정된 것은 없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업계에선 네이버가 2011년부터 공들여 개발한 라인이 단순한 메신저 이상의 사업성을 갖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라인은 첫 출시 이후 영상통화와 이모티콘, 게임 등 기능을 추가하며 2년 만에 4000만명 가까운 이용자를 모았고, 현재 일본 국민 10명 중 8명이 사용하는 '국민 메신저'로 자리 잡았다.

일본을 거점으로 아시아 시장 영향력을 키우려던 네이버의 글로벌 전략의 아이콘이기도 했다. 소프트뱅크를 통한 자본 개편이 이뤄지면 네이버는 13년간 키워 온 거대 메신저 사업의 경영권을 잃을 수도 있다.

◇'라인 아버지' 물러나며 이사회 한국인 없이 '日색'

이날 주총에서 유일한 한국인 이사회 멤버였던 신중호 최고제품책임자(CPO)가 이사회에서 물러난 것도 상징적인 조치다. 라인야후는 지난달 이사회와 이번 주총을 거쳐 신 CPO를 제외하기로 했다. 표면적인 퇴임 명분은 지난해 11월 라인야후에서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한 책임 차원이다. 네이버 출신인 신 CPO는 일본에 라인을 뿌리내리게 한 인물로, '라인의 아버지'로 불린다.

이미 라인야후는 이날 주총에 앞서 네이버와의 관계를 하나씩 끊으며 '네이버 지우기'에 착수한 상황이다. 지난 13일 라인야후가 네이버 기술력으로 만든 간편결제 서비스인 '라인페이'를 일본 내에서 종료한다고 밝힌 것이 대표적이다. 지난 2014년 출시된 라인페이의 등록자 수는 4400만 명에 달한다.

향후 라인페이는 라인야후의 공동 대주주인 소프트뱅크가 운영하는 간편결제 서비스인 '페이페이(PayPay)'로 통합된다. 네이버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면서 통제권을 소프트뱅크로 넘기려는 움직임이다.

라인야후는 "그룹 내 시너지를 확대하고자 중복 사업 영역을 일원화하는 작업을 진행해 왔다"면서 "최적의 경영 자원 배분 등을 검토한 결과 일본 내의 송금·결제 서비스 영역은 페이페이로 일원화해 라인페이 서비스를 종료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네이버·네이버클라우드와의 시스템 분리도 오는 2026년 12월까지 완료할 방침이다. 네이버클라우드에서 관리하는 인증시스템 사용을 중단하고, 자체 인증시스템으로 대체하기 위한 작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시스템 분리 앞당긴다"…네이버와 관계 정리 속도

앞서 일본 총무성은 지난 3월 라인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과 관련해 "라인야후가 시스템 업무를 위탁한 네이버에 과도하게 의존해 사이버 보안 대책이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하며 행정지도 처분을 내려 논란이 됐다.

곧바로 일본 총무성은 이를 빌미로 지난 4월 네이버와의 지분 관계 재검토를 요구했다. 라인야후가 네이버(50.0%)와 소프트뱅크(50.0%)의 합작사이지만, 사실상 네이버가 보유한 지분을 정리하라는 압박이었다. 이에 소프트뱅크는 네이버와 함께 절반씩 보유하고 있는 라인야후의 중간지주사 A홀딩스 주식을 네이버로부터 매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향후 정치적 논란도 예상된다. 야권은 라인야후 사태에 '친일 프레임'을 덧씌워 정부와 기업을 동시에 때리려는 움직임에 나섰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오는 25일 전체회의를 열고 라인야후 사태와 관련해 최수연 네이버 대표를 참고인을 불러 현안질의를 할 예정이다. 조국혁신당을 비롯한 야당은 "라인야후 사태는 국가적 손실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사안으로 국정조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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