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전 분양 예고했지만 올해에도 분양 불투명 단지 많아
공사비 상승분 상쇄하려 분양 시기 늦춘 영향
일부 단지선 공사비 증액 갈등…추가 연기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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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강남3구에서 분양한 아파트는 서초구 반포동 '메이플자이'(신반포4지구 재건축 단지)가 유일하다. 인근 '래미안 원베일리'(신반포3차·경남아파트 재건축 단지) 조합원 취소분 1가구를 제외한 경우다. 메이플자이는 당초 2022년 하반기 공급될 예정이었지만, 분양가 책정 등 문제로 분양 시기가 늦춰져 지난 1월 분양에 나섰다.
후속 주자로 분양을 앋둔 단지는 신반포15차 재건축 아파트인 '래미안 원펜타스'다. 지난달 말 공사를 끝내고 조합원 입주를 시작했다. 일반분양가도 3.3㎡당 평균 6736만9050원으로 책정한 상태다. 이르면 다음 달 후분양에 나설 예정이다. 이 아파트 역시 2022년 상반기 분양 예정이었지만 2년 이상 일반분양 시기가 늦어진 셈이다.
올해 강남3구에서 공급을 앞둔 △디에이치 대치 에델루이 △래미안 원페를라 △래미안 레벤투스 △아크로 리츠 카운티 △디에이치 방배 △잠실 래미안 아이파크 △잠실르엘 △청담르엘 등도 이미 한 차례 이상 분양 일정을 미룬 바 있다.
재건축 조합들이 급등한 공사비를 보존하기 위해 최대한 분양 시기를 늦춰 일반분양가를 올려 받으려는 심산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익명을 요구한 강남의 한 재건축 조합 관계자는 "일반분양 일정을 미루면 그만큼 금융비용 부담이 늘어나는 리스크도 있지만, 공사비 증가분을 충당하려면 공급 시기를 늦춰 가격(일반분양가)을 조금이라도 올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부 단지에선 추가 분양 연기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지난 17일 서울 강남구 청담 삼익아파트 재건축 단지인 '청담 르엘' 건설 현장에는 공사 중지를 예고하는 현수막이 게재됐다. 일반분양 일정이 무기한 미뤄지면서 공사비 수금이 미흡하다는 게 시공사 측 설명이다. 만약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공사는 중단될 전망이다.
잠실 '래미안 아이파크'(잠실 진주아파트 재건축 단지)도 지속적인 공사비 증액 및 분양가 산정 갈등으로 일반분양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조합은 다음 달 16일 열리는 관리처분 변경 총회에서 공사비 증액분을 반영하고 오는 10월 일반분양에 나선다는 계획이지만, 조합원들의 투표 결과에 따라 사업 향방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청약 대기자 사이에선 불만이 터져 나온다. 인터넷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분양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데 허탈하다" "청약을 통해 '똘똘한 한채'를 잡으려던 계획이 어그러졌다" 등의 글이 적잖게 올라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