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폐기물 시설인줄 몰랐어요”… 공원같은 친환경 랜드마크 변신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40604010001230

글자크기

닫기

설소영 기자 | 박주연 기자 | 반영윤 기자

승인 : 2024. 06. 03. 17:02

| 르포 | 하남자원순환센터
테니스장·물놀이장·잔디광장 등 조성
공원 지하서 소각·재활용 선별 작업
음압·환기·악취포집 통해 냄새 잡아
관리 잘되고 편의성 높아 주민 만족
폐기물처리시설 건립 문제 대안 기대
3일 경기도 하남시 신장동의 하남유니온파크 유니온타워에서 내려다본 전경. /박주연 기자


"평범한 공원인 줄 알았는데, 여기가 폐기물처리시설이라고요?"

다소 한적했던 3일 오전 경기도 하남 신장동의 '하남유니온파크(하남자원순환센터)'에 들어서자 전망대 역할을 하는 유니온타워가 우뚝 서있었고 풋살장, 테니스장, 물놀이공원 등에는 시민들이 삼삼오오 찾아와 여유를 즐겼다. 눈앞의 광경만 보면 이곳이 폐기물처리시설이라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공원 한편 건물로 들어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로 내려갔다. 공원 지하에는 소각장과 음식물자원화시설, 재활용품선별시설 등이 각층별로 자리 잡고 있었다. 음식물쓰레기, 재활용품이 몰려드는 이곳이지만 지상에선 전혀 냄새가 나지 않았다. 지하시설이 모두 음압 상태로 유지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내부의 악취포집시설도 한몫했다. 외부 공기를 들여와 환기를 시켜도 내부의 악취가 퍼져나가지 않아 내부작업자들도 상대적으로 편하게 일할 수 있었다.

경기도 하남의 하남유니온파크가 혐오·기피시설로 여겨져 주민들이 격렬히 반대하는 폐기물처리시설 건립 문제 해결의 대안이 되고 있다. 이곳은 지상에는 각종 편의시설을 세워 주민들과 어울리는 환경을 조성하고, 지하에는 소각장, 자원회수·재처리시설 등 건립해 청결한 지역 생활환경을 유지하고 있다.

하남시에 따르면 불과 10년 전만 해도 이곳은 여느 폐기물처리장과 다를 바 없었다. 쓰레기소각장과 폐수처리시설이 그대로 지상에 노출돼 있었고, 악취도 심했다. 하지만 하남시의 노력으로 이곳은 환골탈태했다.

하남유니온파크는 2011년 착공해 2015년 준공했다. 건립 당시엔 주민 반발이 컸지만, 지금은 민원이 거의 없다. 하남시에서 발생하는 폐기물 모두 유니온타워를 거쳐 처리되고 있고, 만약 처리 용량이 부족하면 이천에 있는 시설과 연계해 처리하고 있다. 악취가 완전 관리되고 주민편의시설이 들어서니 주민들의 만족도가 오히려 높아졌다.

하남유니온파크에서 만난 주민 이모씨(33)는 "폐기물 시설이 집 앞에 있다는 것을 전혀 체감하지 못할 정도로
관리가 잘 이뤄지고 있는 것 같다"며 "유니온파크가 들어서고 나서 오히려 공원과 편의시설, 복합쇼핑몰까지 생겨 오히려 살기 좋은 도시가 돼 이사를 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남자원순환센터의 성공적인 운영이 답보상태인 수도권 쓰레기처리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수도권에선 인천·김포 일대의 1600만㎡ 부지에 30년 가까이 약 60개 기초자치단체가 폐기물을 매립해 왔다. 매립지는 1·2·3 매립지가 인천에, 4매립지는 면적의 약 15%는 인천, 85%는 김포에 걸쳐 있다. 수도권매립지 4곳은 이미 포화상태라 당초 2016년 문을 닫을 예정이었지만 마땅한 대체지를 찾지 못해 현재까지 사용 중이다.

환경부를 비롯해 서울·인천·경기가 모여 대체지 조성을 위한 4자 협의체를 구성했지만 현재까지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4자 협의체는 지난 3월 28일부터 이달 25일까지 수도권매립지를 대체할 매립지 3차 공모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응모한 단체는 한 곳도 없다. 이전 공모보다 부지 면적을 줄이고, 지자체 특별지원금은 2500억원에서 3000억원으로 늘리는 혜택을 더 확대했지만 효과가 없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소각재만 매립할 예정이어서 악취나 환경 영향도 없다고 주장하지만 지자체가 주민 동의를 얻기가 좀처럼 쉽지 않은 상황이다. 만약 3차 공모에 신청을 하는 지자체가 있다 해도 주민과 지방의회 설득, 입지 선정에 따른 환경영향평가와 주민 협의 절차, 매립지 타당성 조사 및 건설 계획 수립, 친환경 쓰레기 매립지 건설 기간 등을 고려하면 2030년은 넘어야 사용할 수 있다.

수도권매립지공사 관계자는 "3차 공모는 마감시한 이후 4자 협의체 결정에 따라 후속작업이 진행된다"며 "자원순환공원 입지후보지의 경우 폐기물 시설 자체가 기피시설이다 보니 쉽지 않지만 친환경 등 인식개선을 위한 홍보를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설소영 기자
박주연 기자
반영윤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