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수신행위법 3조 법적 성격 쟁점
"사기도 취소만 가능…무효는 부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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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A사 회생절차 관리인 B씨가 C씨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확정했다고 27일 밝혔다.
부실채권 매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A사는 2018년 6월 C씨와 3000만원의 투자 계약을 맺은 뒤 투자원금 및 배당금으로 3580만2000원을 지급했다. 이후 A사는 경영진이 유사수신행위를 해 소송에 휘말렸고, 2021년 8월 회생절차도 개시됐다.
B씨는 A사가 '누구든지 유사수신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는 유사수신행위법 3조를 위반해 C씨와 맺은 계약이 사법상 무효라고 주장하며 지급된 금액 중 투자원금 및 이에 대한 법정이율인 연 5%를 초과한 금액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해야 한다고 소송을 냈다.
1심 재판부는 B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유사수신행위법 3조는 강행규정이 아니다"라며 "법의 조항을 보면 유사수신행위 자체를 금지하고 행위자를 처벌할 뿐 행위의 상대방을 처벌하는 조항은 없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유사수신행위 자체가 그 사법상 효력까지도 부인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반사회성을 지녔다고 보기 어렵다"고 전했다.
이어진 2심 역시 "유사수신행위법 3조는 '강행규정 또는 효력규정'이 아닌 '단순한 단속규정'에 불과해 사법상 계약의 효력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봄이 타당하다"며 A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대법원 역시 B씨 상고를 기각하며 "유사수신행위로 체결된 계약의 사법상 효력을 일률적으로 부정할 경우 계약 상대방은 행위자에게 계약의 이행을 구하거나 그 불이행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고, 위법성 인지와 상관없이 부당이득으로 반환해야 한다"며 "입법 취지에 실질적으로 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기로 인한 계약체결도 취소가 가능할 뿐인데, 유사수신행위로 인한 계약체결을 무효로 보아 더 강하게 규제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