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환경보전법 위반’ 자동차 정비공장…칠곡군 “현장 적발 못해 어쩔수 없어”

칠곡군, 외부 샌딩 작업 신고 받고 현장 출동했지만 확인 안돼
시민들 페인트 냄새와 소음으로 고통, 건강도 걱정
그나마 불법 건축물은 계도 조치

지난 17일 칠곡군 동명면에 위치한 A자동차 정비공장에서 불법으로 외부 분리(샌딩) 작업을 하다 내려놓은 샌딩기가 보인다. /권병건 기자

경북 칠곡군이 동명면에 위치한 A자동차 정비공장의 불법 외부 샌딩 작업 신고를 여러차례 받고도 "사실 확인을 하지 못했다"는 말만 되풀이하며 방치하고 있다.

제보를 받고 아시아투데이 취재진이 지난 17일 찾아간 동명면에 있는 A자동차 정비공장은 오염물질 방지시설인 도장 전용 부스 외부에서 분리(샌딩) 작업을 하고 있었다. 허가 받지 않은 가건물도 세워 이용하고 있었다.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르면 대기오염방지시설을 이용하지 않고 외부에서 도장·샌딩 작업을 한 사업장은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을 받을 수 있다.

도장·샌딩 전문가들에 따르면 자동차 페인트 도장을 할때 휘발성 유기화합물이 대기 중으로 휘발돼 악취를 발생시킨다. 샌딩 작업 시에 발생하는 미세먼지는 대기 질을 악화시키고 사람이 들이마실 경우 호흡기 질환 등을 유발할 수도 있다.

칠곡군과 동명면사무소는 2년여 전부터 수 차례 관련 민원을 접수했다고 인정했다.

실제로 A정비공장 인근에는 주택들이 이어져 있다. 맞은편에는 버스 정류장이 위치해 있고 중심가와 이어져 있어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다.

주택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페인트 냄새가 심하게 나고 기계 소리가 자주 들려 골이 아플때가 종종 있다"면서도 "장사를 하지 말라고 할 수도 없고 군이 빨리 나서서 해결해 줬음 한다"고 말했다.

몇년째 매일 버스정류장을 이용하는 한 군민은 "겨울보다 여름에 특히 페인트 냄새를 많이 맡을 수 있었다"며 "요즘은 마스크도 거의 쓰고 다니지 않게 돼 냄새를 맡을 때마다 건강에도 안좋을 거 같은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취재진을 만난 칠곡군은 민원을 받고 지난해 10월과 올해 3월 27일 등 현장을 방문했지만 환경 관련 불법 작업을 포착하지 못해 별다를 조치를 취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불법건축물을 관리하는 동명면사무소는 A정비공장에 지난달 철거 명령을 내린 상태다. 하지만 현재 철거되진 않았다.

A정비공장주는 "현장을 방문한 공무원이 신고가 지속적으로 들어온다는 말에 요즘은 부스에서만 작업을 하고 있으며 가건물도 철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칠곡군 관계자는 "불법 건축물 관련 민원은 해당 지역의 면사무소 관할이므로 동명면으로 이관해 관련 조치를 하도록 했다"며 "환경 문제와 관련해서는 몇 차례 정비공장을 방문했으나 방문 당시에는 불법 작업을 포착하지 못했으므로 처벌이 어렵다"고 말했다.

23일 칠곡군 동명면에 위치한 A자동차 정비공장에서 허가받지 않은 불법 건축물과 천막 등을 설치해 작업에 이용하고 있다. /권병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