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증원 기각 판사 대법관 회유설’ 임현택, ‘명예훼손’ 고발당해

임현택 "구회근 판사 대법관 회유 있었을것" 주장
시민단체, 명예훼손·업무방해 혐의로 고발장 제출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지난 2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의과대학 증원 집행정지 신청을 각하·기각한 판사에 대해 '대법관 회유설'을 주장한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장이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당했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최근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서민위)가 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명예훼손) 및 업무방해 등 혐의에 대해 수사해달라며 제출한 고발장을 받았다.

서민위는 고발장에서 '대법관 회유 의혹'을 제기한 임 회장이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등 모욕적 발언을 이어갔다며 강하게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서울고법 행정7부(구회근·배상원·최다은 부장판사)는 지난 16일 의대 교수, 전공의, 의대생, 의대 준비 수험생 등 18명이 의대 정원 2000명 증원·배분 결정의 효력을 멈춰달라며 보건복지부 장관과 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낸 집행정지 신청 항고심에서 각하·기각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의대 증원을 정지하는 것은 필수의료·지역의료 회복 등을 위한 필수적 전제인 의대정원 증원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판시했다.

임 회장은 결정 이튿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의대 증원 집행정지 항고심을 심리한 구회근 부장판사를 언급하며 "구 판사가 법원장으로 갈 수 있었는데 제도가 바뀐 뒤 그런 통로가 막혀 어느 정도 대법관에 대한 회유가 있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같은 날 다른 인터뷰에서도 "내가 정부 측이고 용산이면 (대법관 자리로) 공작했을 것 같다"라고 재차 주장했다.

한편 구 부장판사는 올해 8월 임기 만료로 퇴임하는 김선수·이동원·노정희 대법관 후임 후보 55명 중 한 명으로 이름을 올린 상태다. 대법원은 이달 13일부터 27일까지 후보들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