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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슈링크’ 마케팅… 중량 늘리는 유통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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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현 기자 | 임현주 기자 | 서병주 기자

승인 : 2024. 05. 15. 18:04

편의점, 도시락 평균 중량 20% 이상 ↑
농심·오뚜기 등 가격 유지하며 양 늘려
식품·유통업계가 고물가 시대 양은 늘리면서 가격은 그대로 두는 '역(逆)슈링크플레이션'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고물가로 서민들의 삶이 팍팍해지면서 업계를 보는 시각이 싸늘해지자 내놓은 고육지책인 셈이다. 양을 줄이면서 가격을 그대로 둬 '꼼수 인상'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슈링크플레이션'과 대비되는 개념인 만큼 소비자들의 관심 역시 커지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역슈링크플레이션'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곳은 편의점 4총사로 불리는 GS25, CU, 세븐일레븐, 이마트24다. 이들 편의점은 양을 늘리고 맛도 좋은 가성비 도시락을 출시하면서 인기를 얻고 있다.

GS25는 지난 1∼4월 출시한 도시락 제품 평균 중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1% 늘었다. 밥은 2.3%, 반찬은 19% 각각 증가했다. CU는 지난 2월 기존보다 양을 20∼30% 늘린 '압도적 간편식' 시리즈가 현재 500만개 넘게 팔렸다.

세븐일레븐은 지난달 기존 비빔밥 제품보다 양을 30%까지 늘린 '맛장우 곱빼기 비빔밥'을 출시했는데 g당 단가는 내렸다. 이마트24는 지난 8일 도시락 구매 시 1만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받을 수 있는 쿠폰을 주는 '비트코인 도시락'을 3만개 한정판으로 내놔 관심을 받았다.
이들 편의점은 PB상품(자체브랜드)을 제조·납품하는 업체들과 소통을 통해 제조단가를 낮출 수 있었다. 가격 인하를 통한 박리다매 전략이 효과를 봤다는 평가다.

식음료업계에도 '역슈링크' 제품들을 잇달아 출시하며 소비자들의 눈길을 유도하고 있다.

농심은 지난 3월 용기면 브랜드 '누들핏'의 신제품 '육개장사발면맛'과 '김치사발면맛'의 면 중량을 25% 늘려 출시했다. 농심 관계자는 "소비자 의견을 반영해 올해 누들핏 면 중량을 25% 증량했다"며 "가격은 편의점 기준 기존 제품과 동일하다"고 설명했다.

오뚜기도 이달 초 면 사리와 고명을 증량한 여름 냉장면 4종(△김장동치미 물냉면 △함흥비빔냉면 △메밀소바 △고기고명 평양물냉면)을 선보였다. 이 가운데 김장동치미 물냉면과 함흥비빔냉면의 경우 1인분의 양을 150g에서 165g으로 10% 늘리며 유통업계 내 가성비 흐름에 합류했다. 농심켈로그는 제품의 가격은 유지하면서 중량은 33% 늘린 '컵시리얼'을 출시했다.

맘스터치의 피자브랜드 맘스피자는 최근 '콤비네이션피자'와 '불고기피자'의 가격을 1000원씩 인하했다. 맘스터치 관계자는 "제품혁신센터의 지속적인 품질 개선 노력과 원재료 최적화를 위한 연구 결과가 소비자 가격에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제품 증량을 하려면 원자재 가격이 높아져 소비자 가격도 높아진다. 하지만 최근 양을 늘린 제품들은 규모의 경제를 통해 가격을 붙잡은 상태에서의 증량에 성공할 수 있었다"며 "업계의 노력이 인정받으려면 단순 이벤트성이 아닌, 증량된 제품 출시가 지속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철현 기자
임현주 기자
서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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