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한달 새 10% 올라 금융주 견인
1분기에 CET1 13.4% 기록 '선방'
양종희 "기업가치 및 주주환원율 제고 위해 박차"
4대 금융그룹 중 우리금융을 제외한 3곳의 주가가 상승했는데, 특히 KB금융그룹이 4월에만 10% 가까이 오르며 금융주 상승을 견인했다.
KB금융은 ELS 사태로 인해 리딩금융그룹 자리마저 신한금융그룹에 내줬지만, 오히려 주가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예상보다 경상실적이 견고한데다,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할 수 있는 자본력도 탄탄하기 때문이다.
KB금융은 최근 배당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자사주 매입·소각도 병행 추진한다는 주주환원정책을 내놨는데, 이는 양종희 KB금융 회장이 취임 당시부터 강조해온 주주가치 제고 노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 주가는 이날 종가 기준 7만5600원을 기록했다. 이는 3월 말과 비교해 8.78% 오른 수치다. 이 기간 경쟁사인 신한금융과 하나금융 주가는 각각 1.41%와 1.73% 오르는데 그쳤다. 우리금융은 같은 기간 주가가 0.63% 빠졌다.
올해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으로 대표적 저PBR(주가순주산비율) 종목인 금융주가 수혜를 받아 높은 주가 상승폭을 나타냈는데, 여기서도 KB금융의 상승률이 두드러졌다. KB금융은 올해 41.04% 주가가 올랐고, 이어 하나금융(37.15%), 신한금융(18.55%), 우리금융(10.82%) 순이었다.
4대 금융의 주가는 실적과 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KB금융은 올 1분기 ELS 관련 손실배상 비용 약 8620억원이 충당부채로 반영되면서 전년보다 30% 넘게 순익이 줄었다. 이 때문에 신한금융에 리딩금융그룹 타이틀을 내줬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당장의 실적보단 불확실성 해소와 함께 KB금융이 갖춘 높은 자본력, 경쟁사보다 우위에 있는 주주환원정책에 주목한 것이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KB금융이 경쟁사보다 PBR이 높지만, 자본비율과 주주환원 정책의 우위가 뚜렷해, 상대적인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들 금융그룹의 자본력을 보면 KB금융 경쟁력을 명확히 알 수 있다. KB금융의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1분기 말 기준 13.40%를 기록했다. ELS 관련 손실 배상과 환율 상승 등 CET1 하락 요인이 있었지만, 위험가중자산(RWA) 관리를 강화하면서 전년 말보다 0.19%포인트 하락에 그쳤다.
신한금융은 13.09%를 나타냈고, 하나금융(12.88%)과 우리금융(12.0%)은 12%대의 자본비율을 기록했다. 4대 금융은 보통주자본비율 13%를 기준으로 주주환원 확대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만큼, KB금융의 자본력은 주주 환원과 손실흡수 여력 측면에서 높은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최근 내놓은 주주환원 정책도 시장의 호평을 받고 있다. KB금융은 연간 현금배당 규모 1조2000억원 수준을 유지·확대하고, 이를 바탕으로 분기 균등배당을 실시키로 했다. 또 지속적으로 자사주 매입·소각을 병행해 DPS(주당 배당금)와 EPS(주당순이익)을 확대해 간다는 방침이다.
증권업계에선 1분기에 이미 32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발표했는데, 하반기에 3000~4000억원에 이르는 추가 자사주 매입이 가능해, 올해 총주주환원율도 40%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더욱이 부진했던 1분기를 딛고 실적 개선 기대감도 나온다. 비은행 부문 강화 등 다변화된 이익구조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이익 창출력을 보여주고 있는데, 2분기부터 실적 개선세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ELS 배상비용은 상당히 보수적인 수치로 추후 일부가 환입될 수 있고, 타행과 달리 한화오션 충당금 1300억원도 아직 환입하지 않았다"며 "연간 추정 순익은 4조8000억원가량으로 전년보다 3~4%가량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종희 회장도 지난해 11월 취임 이후 주주가치를 높여가기 위해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약속해왔다. 양 회장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배당성향을 포함해 총 주주환원율을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