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재직 시절 다단계 분야 블랙벨트 인증
전관예우 비판에 "그럴 입장 아니다"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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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변호사는 28일 아내의 페이스북을 통해 "재산공개 및 수임과 관련해 사실과 다른 추정적 보도와 흘려주는 대로 받아쓰는 카더라식 보도가 반복되고 있다"며 "보수 언론의 악의적 왜곡 보도가 이어질 것이라는 판단에 논란이 된 관련 사건들은 모두 사임하겠다"고 전했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이 변호사는 작년 말~올해 초 휴스템코리아 법인과 대표이사, 본부장, 모집책의 변호인으로 활동하며 20억대 수준의 수임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단계 관련 사기 사건 수임으로는 최고 수준의 금액으로 알려진다. 이 같은 사실은 최근 경찰이 휴스템코리아 등 관련자의 자금 흐름을 분석하기 위해 계좌 추적을 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것으로 전해졌다.
'휴스템코리아 사기 사건'은 영농조합법인을 내세워 농축수산물을 사고팔아 원금과 고금리 이자를 돌려받게 해주겠다며 투자자들을 모집해 1조1900억원읠 피해를 입힌 사건이다. 알려진 투자 피해자만 10만여명에 이른다. 검찰은 실제로 농축수산물 거래는 이뤄지지 않았고 금전 거래만 이뤄졌다고 보고 방문판매법 위반 혐의로 관련자들을 먼저 기소했고, 사기 및 유사수신 혐의에 대해서는 현재 서초경찰서가 수사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이 변호사는 피해 액수 4000억원대에 달하는 '아도인터내셔널 사기 사건'의 변호인으로도 선임됐다.
이 변호사는 검찰 재직 시절 '조희팔 피라미드 사기 사건', '제이유그룹 사기 사건' 등을 수사하며 대검찰청으로부터 다단계·유사수신 분야에서는 유일하게 '블랙벨트(1급 공인전문검사)'를 받았다. 법조계에서는 그가 지난해 2월 검찰을 떠난 뒤 개업한 법률사무소 명칭 '계단'도 다단계에서 따왔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 변호사의 수임 활동에 대한 비판이 과도하다는 지적도 있다. 검찰 출신의 한 법조인은 "이 변호사는 다단계 분야에서 가장 먼저 떠올리는 인물로 마음만 먹으면 100억원 정도를 올릴 수 있을 것"이라며 "변호사는 누구라도 변호할 수 있다. 그 자체를 비판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지적했다.
다만 아내인 박 전 검사가 검찰 개혁을 주창하며 국회 입성이 기정사실화된 상황에서 '다단계 조직을 수사하던 검사가 그 노하우로 가해자를 변호한다'는 도덕적인 지탄을 피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한편 이들 부부는 검찰 내 대표적인 친문재인계 검사로 통하기도 했다. 이 변호사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법무부 장관 정책보좌관, 인천지검 2차장검사, 법무부 검찰개혁추진지원단 부단장, 서울남부지검 1차장검사로 일하다가 2020년 검사장으로 승승장구 했다. 대검 형사부장으로 재직하면서는 아내와 함께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징계를 주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