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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대란] ‘2000명 철회’ 조건 단 의료계…시민단체도 “2000명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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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훈 기자

승인 : 2024. 03. 26. 21:31

국무총리, 의료계 등 만나 '건설적 협의체' 촉구
尹 "정부와의 대화 적극 나서달라" 거듭 강조
시민단체도 "정부 의대 증원 불가피한 조치"
대학병원서 이동하는 의료진
전국 의대 교수들의 '무더기 사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며 의정갈등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26일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26일 '의대 2000명 증원' 의지를 재차 밝히면서 사직서를 제출한 의사들을 향해 대화에 나설 것을 거듭 촉구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유연한 처리 방안을 모색해달라'고 주문함에 따라 의정 간 대화의 물꼬가 트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졌지만, 집단 사직에 돌입한 의대 교수 등 의료계가 '2000명 증원 철회'를 요구하고 있어 전망에 암운이 드리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덕수 국무총리는 처음으로 의료계와 대화의 자리를 마련하고 해법 모색에 나섰다.

한 총리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의료계·교육계 관계자 간담회을 열고 '건설적 협의체'를 구성해 대화를 추진해 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윤 대통령도 이날 오전 국무회의에서 의료계를 향해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윤 대통령은 "일부 의대 교수들이 어제부터 사직서를 제출하기 시작했다"며 "의대 교수진을 비롯한 의료인 여러분, 의료개혁을 위한 정부와의 대화에 적극 나서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다음 달 발족될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에 의료계를 비롯한 각계 전문가들이 참여해 머리를 맞대고 의료개혁의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윤 대통령은 △역량 있는 지역병원 육성 △소아·분만 진료 역량 강화 △필수의료 연구개발(R&D) 투자 확대 등 의료 체계 전반을 혁신하겠다고 했다.
시민단체도 정부가 의료계의 무조건적인 의대증원 정책 철회 주장을 수용해선 안된다며 의료계가 대화의 장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의대 정원 2000명 확대는 의사들의 반대로 20년간 동결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며 "의료계는 철회하지 않으면 병원을 떠나겠다는 주장만 되풀이하고 있는데, 명분 없는 집단행동을 그만두고 즉시 환자 곁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미복귀 전공의에 대한 면허정지 처분이 잠정 보류된 가운데 전날에 이어 이날도 전국 의대 교수들의 무더기 사직이 이뤄졌다. 대전·충남권 거점 병원인 충남대는 의대 교수 78%가 사직에 동의했고, 충북대 의대 교수 50여 명이 사직서를 냈다. 부산대·대구카톨릭대·전남대·조선대·강원대·경상국립대 의대 교수들도 자발적으로 사직서를 내는 등 전국적으로 사직 규모가 점차 커지고 있다. 의대 교수들은 29일까지 자발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할 방침이다.
정민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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