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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날 필수 의료인 뇌혈관 치료에 종사하는 의사들은 "병원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사직 결의 교수들도 당장 병원을 떠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지만, 환자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의대교수들은 전공의 복귀와 정부의 전향적 자세 전환 및 대화를 촉구하고 있다.
15일 의료계에 따르면 각 의대 교수협에서 집단으로 사직서 제출을 결의한 건 서울대와 가톨릭대, 울산대 등 3곳이다. 모두 '빅5' 병원을 수련병원으로 두고 있다. 사직서 제출을 실행하지 않았지만, 전공의들이 면허정지 등으로 피해를 볼 경우 언제든 행동에 옮길 수 있다는 입장이다.
가톨릭의대 교수협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정부의 위압적인 대응이 계속될 경우 응급 상황을 제외한 수술 및 입원 중단을 포함한 진료 축소, 전체 교원 대부분이 동의하는 자발적 사직 등의 조치를 할 수밖에 없다"며 "정부의 전향적인 자세 변화를 촉구한다"고 했다.
삼성서울병원·강북삼성병원·삼성창원병원에 재직중인 성균관의대 교수들도 사직 가능성을 시사했다.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 일동은 15일 '현 의료공백 사태를 맞이하여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호소문'을 통해 "의료공백 사태, 의대생 휴학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어 파국에 이르게 된다면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교수와 삼성서울병원, 강북삼성병원, 삼성창원병원 교수들은 진료현장을 떠나 국민을 위하여 대의를 위한 행동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빅5' 중 입장을 정리하지 않은 세브란스병원을 수련병원으로 둔 연세의대 교수 비대위는 오는 18일 회의를 열어 대응 방안을 결정한다.
이날 필수 의료인 뇌혈관 치료에 종사하는 의사들은 병원을 지키겠다는 입장을 내 불안에 떠는 환자들에게 위로가 됐다.
대한뇌혈관외과학회 및 대한뇌혈관내치료의학회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의사들의 주장이 아무리 미래 국민 건강을 위해서라고 하지만 지금 당장의 문제는 현실"이라며 "저희는 조속하고 합리적 해결이 될 때까지 병원을 지키고 있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국민 여러분께는 죄송하다는 말밖에는 할 수가 없다"며 "국민 여러분께 올리는 진심 어린 의견에 넓은 아량으로 귀 기울여달라"고 호소했다.
사직을 결의한 '빅5' 의대교수들이나 사직 여부를 논의 중인 상급종합병원과 수련병원, 환자 곁을 지키겠다는 뇌혈관 교수 모두가 당장 병원을 떠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강대강 대치 국면이 지속될 경우 사직을 결행에 옮기면서 '전공의' 구하기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환자들은 사태 추이를 지켜보며 가슴을 졸여야 하는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의대교수들은 전공의 복귀를 촉구하면서 정부에 대해서도 대화를 통한 해결을 한목소리로 요구하고 있다.
뇌혈관 치료 교수들은 "한창 공부해야 할 시점에 과거와 어른들의 잘못 때문에 미래가 위험해진 것에 진심으로 미안하다"면서 "정부는 이번 의료 정책으로 야기된 혼란에 일차적 책임을 지고 당사자와 협의와 합의를 통해 정책의 모든 부분을 상의할 수 있음을 인정하라"고 말했다.
이어 이들은 "대한의사협회(의협)와 전공의협의회는 정부가 성실한 자세로 협의를 제안하면 책임감을 가지고 협의와 합의에 응하라"고 주문하면서 휴학 중인 의대생들에 대해서도 "정부, 의협, 전공의단체가 협상을 개시하면 즉시 학업에 복귀해달라"고 부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