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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출판사 키즈스콜레, 자유로운 출퇴근…업무집중도능률 ‘업’

[르포]출판사 키즈스콜레, 자유로운 출퇴근…업무집중도능률 ‘업’

기사승인 2024. 03. 07.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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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차출퇴근제·선택근무제 도입
"주변 워킹맘들이 가장 부러워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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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롭게 출퇴근하는 'DIY(Do It Yourself) 출근제도'를 도입한 아동용 서적 전문 출판기업 키즈스콜레 직원들이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키즈스콜레 사무실에서 자유로운 분위기속에 일하고 있다. /김남형 기자
"'9 to 6'나 '8 to 5', 아니면 '10 to 7'으로 근무시간이 정해진 것이 아니라 사무실에 도착해 일을 시작하는 것이 근무시작입니다. 똑같이 9시에 출근하더라도 쫓기는 기분이 들지 않아 마음이 편안한게 가장 좋습니다."

7일 고용노동부가 진행한 근무혁신 우수기업 현장 간담회에서 만난 18년차 워킹맘 김천은씨는 이렇게 말하며 "주변 워킹맘들이 이 부분을 가장 부러워한다"고 키즈스콜레의 자율형 시차출퇴근제도를 자랑했다.

최근 들어 노동현장에서 유연근무를 도입하거나 확대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유연근무는 전 직원이 오전 9시 출근, 오후 6시 퇴근하면서 같은 장소에서 함께 일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근로자 개개인이 근로시간과 장소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아동용 서적을 출판하는 키즈스콜레는 직원들이 자유롭게 출퇴근하는 'DIY(Do It Yourself) 출근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날 서울 이수역에 위치한 키즈스콜레에서 만난 키즈스콜레 직원들의 출근 시간은 저마다 달랐다. 오전에 수영장을 갔다가 출근하는 직원이 있는가 하면 오후에 운동을 하기 위해 퇴근을 일찍 하는 직원도 있었다. 두 회사가 하나로 합쳐져 만들진 키즈스콜레가 이 과정에서 취업규칙을 정비, 1일 근로시간을 유지하면서 출퇴근 시간을 근로자가 선택하는 '시차출퇴근제'와 일정 기간의 총 근로시간 범위에서 1일 근로시간이나 실제 일하는 근로시간대를 선택하는 '선택근무제'를 도입했기 때문이다.

직원들은 집중근무시간인 오전 11시에서 오후 4시 사이를 제외하고 출퇴근 시간이 자유롭다. 판매조직 교육 업무를 담당하는 금경호씨는 "아침잠이 많아 평소 오전 10시에 출근해 오후 7시에 퇴근한다"며 "최근 테니스를 시작했는데 레슨이 있는 날이면 오후 6시 전에 퇴근할 수 있도록 오전 9시 이전에 회사에 나온다"고 말했다.

출근시간에는 지각의 압박을 느끼고, 퇴근시간에는 눈치 보느라 업무 스케줄을 유연하게 관리하지 못했던 직원들이 집중 근로시간을 정해 출퇴근 시간을 자유롭게 조율하게 되면서 업무집중도가 오르고 일의 능률도 향상됐다는 게 내부의 평가다.

새로운 시도를 하기까지 시행착오가 없었던 건 아니었다. 서명지 대표이사는 "자율출퇴근제를 시행한 초기에는 구성원들이 오전 9시에 출근해 오후 6시에 퇴근하는 근무방식에 익숙해진 터라 기존 출퇴근 시간을 유지하려는 경향이 있었다"며 "하지만 한 두 명씩 제도에 적응하면서 눈치 보지 않고 자신의 스케줄을 관리하는 직원들이 늘기 시작했고, 자율출퇴근제 안착을 위해 임원 및 관리자가 솔선수범해서 참여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매년 연차휴가와 별도로 주어지는 5일간의 여름 유급휴가와 근속 3년마다 쓸 수 있는 2주간의 키콜방학(유급휴가)도 다른 회사에 없는 제도다. 이 제도는 직원들의 퇴사율을 낮추면서 충분한 재충전의 기회를 주는 선순환 효과가 있다. 5년차 직원인 이원정씨는 "평소에 연차를 쓰는 것과 다르게 2주 정도로 길게 해외 여행을 가보니 짧게 여행을 갔다 온 것과는 느낌이 많이 달랐다"며 "리프레싱 되는 기분이 많이 들고, 또 갔다 와서 업무 효율도 좋아졌다는 느낌이 실제로 들었다"고 말했다.

근무혁신 우수기업은 기업이 자발적·적극적으로 유연근무 확대, 초과근로단축, 연차 활성화, 일하는 방식 개선 등의 근무혁신 계획을 수립해 이행하면, 고용부가 그 결과를 평가해 매년 100개소 안팎으로 선정한다. 키즈스콜레는 2023년 근무혁신 우수기업에 선정되며 가장 높은 등급인 'SS'를 받았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이날 간담회에서 "노동 현장에 근무방식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며 "유연근무가 일상적인 근무형태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대표(CEO)의 철학과 의지, 결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시에 근로자도 함께 노력해야 하며, 정부도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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