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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리스크 털고 진용 강화하는 하나금융 함영주號

사법리스크 털고 진용 강화하는 하나금융 함영주號

기사승인 2024. 03. 03.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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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1심 뒤집고 DLF 중징계 취소
리더십 안정, 올해 적극적 경영행보 박차
사내이사 1명→3명, 사외이사 8명→9명
이승열·강성묵 이사회 합류…책임경영·내부통제 강화
증권 등 비은행 경쟁력·수익성 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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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의 경영 운신의 폭을 제한해왔던, 사법리스크가 일부 해소되면서 리더십이 안정화된 만큼 올해 보다 적극적인 경영행보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F) 불완전판매와 관련해 금융당국이 함 회장에 내렸던 중징계에 대해 법원이 과도하다며 1심 판결을 뒤집은 것이다.

사법리스크를 덜어낸 함 회장은 올해 책임경영을 한층 강화해 나갈 것으로 예상되는데, 첫 번째 행보가 그룹의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 개편이다.

하나금융은 2018년부터 6년간 단독 사내이사 체제였지만, 이번에 그룹의 핵심 자회사를 맡고 있는 이승열 하나은행장과 강성묵 하나증권 사장(하나금융 부회장 겸직)을 사내이사로 포함키로 했다. 함 회장과 함께 3인 사내이사 체제로 구축해, 그룹의 책임경영과 내부통제 역량을 강화해 나가기로 한 것이다.

하나금융은 함 회장 취임 이후 지난 2년간 은행 중심으로 성장 기반을 마련했지만, 증권 등 비은행 영역에서는 고전해왔다. 이에 그룹의 진용을 새로 짜, 은행과 비은행의 고른 성장을 추진해 리딩금융 경쟁력을 높여갈 것으로 보인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9-3부는 지난달 29일 함영주 회장과 하나은행 등이 금융감독원장과 금융위원장을 상대로 문책경고 등 징계를 취소해달라고 낸 소송 항소심에서 1심과 달리 원고 일부 승소를 판결했다. 법원은 6개월 업무 일부정지 등 하나은행에 부과된 징계에 대해선 적법하다고 보면서도 함 회장에 대해선 징계가 과도하다면 새로 징계수위를 정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중징계인 문책경고가 적법했다고 판단했던 1심과는 다른 결과가 나온 것이다. 이에 따라 함 회장은 경영행보를 제한했던 사법리스크를 상당 부분 덜 수 있게 됐다.

함 회장은 임기 마지막 해인 올해 그룹의 진용을 강화하며 책임경영에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기대된다. 우선 1인 사내이사 체제에서 3인 사내이사 체제로 개편하기로 했다. 기타 비상무이사였던 이승열 하나은행장과 함께 강성묵 하나증권 사장도 사내이사로서 그룹 이사회에 합류시키기로 한 것이다. 또 하나금융은 사외이사를 기존 8명에서 9명으로 늘린다. 사내이사 수가 늘어나는 점을 고려해,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높이고 다양성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이에 대해 하나금융 관계자는 "대내외 불확실한 금융환경 속에서 책임경영 및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결정"이라며 "그룹 내 자회사 중 자산규모를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금융권에선 그룹 맏형인 하나은행과 비은행 핵심인 하나증권 CEO에게 보다 강도 높은 책임과 의무를 부여하는 동시에, 하나금융 잠재 후계군으로서의 입지도 고려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룹 포트폴리오에 대한 함 회장의 고민도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함 회장 취임 1년차였던 2022년엔 수익성이 개선됐지만, 지난해엔 소폭 뒷걸음질쳤다. 하나은행이 2년 연속 리딩뱅크를 차지하며 그룹의 실적을 견인해왔지만, 하나증권은 2022년 역성장한데 더해 지난해엔 적자를 냈다. 비은행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선 증권 경쟁력부터 강화해 나가야 한다는 고민인 셈이다.

또 하나금융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통해 리딩금융그룹으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지만, KB금융그룹이나 신한금융그룹 등 경쟁사와 비교해 아직 격차를 보이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증권 등 비은행 자회사의 수익성을 끌어올려야 한다.

함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업의 경쟁력과 글로벌 위상을 강화하고, 신영토 확장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뤄내야 한다"면서 "경쟁자를 포함한 외부와의 제휴 및 투자, M&A(인수합병) 등 다양한 방법으로 협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함영주 회장은 이번 판결로 사법리스크를 일부 해소한 만큼, 올해 책임경영에 보다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올해 경영성과가 뒷받침 된다면 하나금융 사령탑을 보다 더 오래 이끌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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