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기 10일 이하 상생결제로 해결
빠른 대금처리로 동반성장 추진
15일 농심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하반기 하도급 결제의 99.33%를 만기 10일 이하 상생결제로 지급했다. 나머지는 10일 초과 60일 이하인데, 현금성결제 비율은 100%여서 현금 부자의 모습을 보였다.
상생결제는 협력업체가 결제일에 현금지금을 보장받고, 결제일 전에도 대기업 등이 지급한 외상매출채권을 대기업의 신용으로 은행에서 현금화할 수 있는 결제 제도다.
농심 관계자는 "하도급업체와의 상생협력과 동반성장의 차원에서 최대한 빠른 시일내에 대금을 지급하고 있다. 앞으로도 이 같은 방침을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수천억원에 이르는 현금성 자산이 있기에 가능했다. 연결기준으로 지난해 9월 말까지 현금 및 현금성자산(1557억원)과 단기금융상품(4965억원)을 더하면 6522억원에 이른다. 금융순이익은 약 140억원에 달한다. 외부에서 조달한 유동성에 대한 이자 등을 모두 제하고도 140억원이 남았다는 뜻이다.
만기 10일 이하의 상생결제 비율은 국내 업체들과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2023년 상반기 하도급대금 결제조건 공시점검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공시 대상 원사업자의 현금결제 비율은 평균 84.0%다.
이 같은 현금결제는 2017년부터 정착됐다. '협력사의 성장이 곧 농심의 경쟁력이다'라는 슬로건을 바탕으로 중소협력업체와의 상생협력에 힘쓰고 있다. 2017년부터 중소 협력사에 대한 대금결제를 전액 현금으로 전환하고 월 3회로 지급주기를 단축시켰다. 세금계산서 마감일로부터 10일 내 지급 기준을 적용했는데,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다. 단기적으로 자금이 필요한 생산자에게 선급금을 지급하며, 협력업체의 유동성 확보를 측면에서 지원하고 있다. 농심이 지난해까지 5년 연속 동반성장지수 최우수 등급을 획득할 수 있었던 원동력 중 하나다.
협력업체 지원은 경영진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요인 중 하나다. 신 회장은 2022년 경영지침으로 '가치향상'을 제시하고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활동에 적극 나설 것을 당부했다. 당시 신 회장은 "전사가 협력해 사회적 책임을 완수하고, 이해관계자와 적극 협력하며 ESG 경영체제로의 전환을 이뤄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병학 대표 역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이해관계자의 요구사항을 반영한 사회책임활동을 이행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농심 관계자는 "협력사와의 상생을 위한 공급망 지속가능성 확보 등 가치사슬 전반의 체질을 개선하기 위한 기반을 구축했다"며 "협력사와 공정거래협약을 체결·이행하며 수평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재정지원 등의 동반성장 프로그램을 통해 협력사의 발전을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